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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묻은 발바닥이 흐뭇해…'2.5평 지하실' 백사자 부부 근황

입력 2024-07-0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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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두운 지하 우리에 갇혀 지냈던 백사자 한 쌍이 밖으로 나와 새 보금자리를 찾았습니다. 인근 동물원이 경매를 받아 구조에 나선 덕인데, 바깥 공기를 마신 백사자들은 이전보다 몸무게가 늘고 활발해졌다고 합니다.

윤두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백사자 부부는 2.5평 지하 우리가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실내동물원이 지난해 5월 경영난에 문을 닫으면서 이 침침한 형광등마저 꺼졌습니다.

1년을 그렇게 지내다 구조됐습니다.

햇빛과 바람 있는 바깥 세상, 내보내려 해도 나가지 않습니다.

물을 뿌려도 이동장에서 버티던 사자들, 한참 뒤에야 야외 방사장으로 뛰쳐 나갑니다.

[됐다, 됐다, 됐다! 닫아라!]

마취가 덜 풀린 다리로 처음 밟는 흙과 풀, 어색했습니다.

[조금만 힘내.]

그리고 보름이 지났습니다.

어슬렁 흙 밟는 모습, 이제 150평 방사장 주인 같습니다.

[손인제/대구 네이처파크 사육팀장 : 평상을 저희가 최근에 들여놔 봤는데 저렇게 사용을 해주니까 그게 또 기분이 좋더라고요.]

시멘트만 밟아 분홍이던 발바닥은 이제 흙이 묻어 검어졌습니다.

그 사이 살도 올랐습니다.

이 동물원이 경매 받아 데려오지 않았다면, 여전히 지하에 갇혀 있었을 겁니다.

[김애라/(사)동물학대방지협회 대표 : 동물들 자체가 법적으로 물건으로 취급이 되거든요. 소유자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은 강제로 데리고 오기가 상당히 힘든 상황이죠.]

지난해 말, 일정 수준 환경을 갖춰야 동물원을 운영하도록 법이 바뀌었습니다.

앞으로 5년 안에 환경을 개선해야 하고, 그만큼 운영을 포기하는 곳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2.5평 백사자'는 또 나올 수 있습니다.

[화면제공 (사)동물학대방지협회·대구 네이처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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