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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 꺼내든 북한…트럼프 "모든 것 잃는다" 경고

입력 2019-12-09 18:27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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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서해 동창리 발사장에서 시험을 단행한 북한을 향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습니다. 어떤 시험인지까진 공개하지 않았지만 장소가 '동창리 발사장'인 만큼, 미국이 우려하는 ICBM 관련 시험일 가능성이 크죠.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 북미가 주고받는 메시지 수위는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오늘(9일) 신 반장 발제에서 외교안보 속보 내용을 짚어봅니다.

[기자]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험을 했다" 북한의 이 한 마디에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시험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고요.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작용을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시험 장소나 담화 내용, 무엇보다 시기로 미뤄볼 때 미국이 민감해할 만한 군사적 행동을 일부러 강행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먼저 장소인데요. 서해 위성 발사장은 동창리 발사장의 공식 명칭입니다. 북한 최서단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자리잡고 있죠. 명목상은 '인공위성 발사체 시험장'이지만 장거리로켓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기술 개발의 '산실'로 꼽히는 장소입니다. 2012년 ICBM급으로 평가받는 은하 3호 로켓을 발사했고, 2017년엔 ICBM급 화성 14형 등에 사용된 엔진 시험을 한 곳이죠. 지난해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남북미 간 대화무드가 조성되자 북한은 동창리의 문을 닫겠다, 약속했습니다.

[9·19 평양공동선언 (지난해 9월 19일) : 북측은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의 전문가들의 참여하에 영구적으로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와 같은 추가적 조치도 취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된 이후, 동창리에선 수상한 움직임이 몇차례 포착됐습니다. 청와대는 "동창리가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북한이 약속을 지킬거라 전망했지만, 정보기관, 즉 국정원이 파악한 바는 달랐습니다.
 
[정의용/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지난달 1일) :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이 완전히 폐기가 되면 ICBM은 발사하지 못 하, ICBM 발사 능력은 없습니다.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이은재/국회 정보위 자유한국당 간사 (지난달 29일) : 우리 국정원에서 위성사진으로 파악한 내용이 그동안에 움직임이 없다가 차량과 장비의 움직임이 조금 늘었다하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관한 보고를 받았습니다.]

결국 북한은 이번 시험을 계기로 동창리를 폐쇄한다던 한미와의 약속을 공식적으로 깨버린 겁니다.

그럼 도대체 뭘 시험한 걸까요. 북한은 이번 시험을 북한의 '전략적 지위 변화'와 연계시켰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시도일 가능성이 있죠. 담화를 발표한 주체가 신형 무기를 개발하는 '국방과학원'이란 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또 시험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고 강조했는데, 이 말은 즉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보고가 됐다는 걸 의미합니다. 최근 미국을 향해 운운한 '크리스마스 선물'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 엔진 시험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김동엽/극동문제연구소 교수 (JTBC '뉴스룸'/어제) : ICBM도 (연료가) 액체와 고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액체는 이미 화성14, 15형 이것에 대해서 이미 발사를 했고. 고체라는 것이 액체가 갖고 있는 약점을 다 보완해 줄 수 있거든요. 지금 고체를 가지고 고체 엔진을 가지고 ICBM을 발사하기 위한 최초의 실험을 한 것이 아닌가…]

미국의 한 연구소는 동창리 인공위성 사진을 근거로 '로켓 엔진 시험이 있었다'고 분석했는데요. 지금 보시는 사진이 각각 7일 오후와 8일 오전에 촬영한 동창리 엔진 시험장의 사진입니다. "7일 사진에 보이던 차량 4~5대, 컨테이너, 물체 대부분은 8일에는 사라졌고, 시험 당시 분사된 배기가스로 인해 지표면이 흐트러진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죠. 시험대 남쪽에 쌓인 모래 역시 배기가스가 분출된 흔적인 걸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시점인데요. 한미 정상은 7일 오전 11시부터 30분간 통화를 가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요청했는데요. 한미 현안인 방위비, 지소미아 언급은 일절 없고 오로지 북한 문제만 원포인트로 논의했다고 합니다. "최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북미 간) 대화 모멘텀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몇시간 뒤 오후, 북한은 보란듯이 '중대한 시험'을 감행했습니다. 한미 정상 통화에 확, 찬물을 끼얹은 거죠.

북한의 시험 발표 후 올라온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입니다. 꼼꼼히 볼까요. "김정은이 적대적으로 행동하기엔 그는 너무 똑똑하고 너무 많은 것을, 사실상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나와 강력한 비핵화 합의에 서명했습니다." 모든 것을 잃게 된다, 북미가 일촉즉발이던 2017년에야 나올 법한 표현입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파괴'를 언급했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2017년 9월 20일) :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이 없을 것입니다. '로켓맨'은 지금 자신과 정권에 대한 자살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그(김정은)는 미국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를 무효로 하거나, 내년 11월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간섭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북한에겐 잠재력이 있고 비핵화를 해야 합니다. 나토, 중국, 러시아, 일본 다 같은 입장입니다." 그러니까 북한의 도발이 자신의 재선 가도에 악영향이라 판단하고, '그러다간 모든 걸 잃게될 것'이란 말로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겁니다. 또 북한의 비핵화에 중국과 러시아도 동조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새로운 길'이 아닌 기존의 길을 가야 한다는 점을 압박한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7일) : 그는 내가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걸 알고, 나는 그가 개입하지 않고 싶어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될지 보죠. 하지만 나는 정말로, 그가 선거에 개입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말을 두 번 반복했죠. 재선 도전을 방해하지 말라,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문득 드는 생각으로는 북미 간 신경전이 당장 시한으로 정한 연말까지가 아니라, 내년 미국 대선까지도 끌고 갈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2018년 전 상황으로는 돌아가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북, 동창리서 '중대한 시험'…트럼프 "모든 것 잃을 수 있다" 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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