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9일, 서울대학교 미화노동자 휴게실에서 노동자 1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날 서울 기온은 35도에 가까웠지만, 휴게실에는 에어컨은 커녕 창문 하나도 없었습니다. 경찰은 이 노동자가 평소에 심장 질환을 앓고 있었다며 '병사'로 결론내렸습니다.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9일 서울대학교 제2공학관 미화노동자 휴게실에서 A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씨는 휴식 시간에 잠을 자다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뒤늦게 들어온 동료에 의해 발견됐지만 의식을 찾지 못했습니다.
휴게실은 이렇게 계단 옆에 가건물로 마련돼 있습니다.
안을 보시면요, 성인 남성 3명이 누우면 꽉 찰 정도로 비좁습니다.
창문도 없어서 이 환풍기 하나와 선풍기로 한여름 열기를 버텨내야 합니다.
사고 당일 서울의 최고 기온은 34.6도 였습니다.
강의실 바로 옆이라 문을 열어놓을 수도 없었습니다.
[원호진/동료 노동자 :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곰팡이 나고 그래요. 그래서 제가 환풍기를 달았지.]
학생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서울대 학생 : 참담했죠. 저희는 추워서 이렇게 카디건 입고 다닐 정도로 좋은 환경에서 실험하고 연구하는데 (그분들은) 그런 상황에 있다는 것조차 제대로 인지 못 했으니까.]
경찰은 A씨가 평소 심장 질환을 앓고 있었다며 병사로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노조는 열악한 환경에서 고령의 노동자의 지병이 악화됐다며, 인재라는 입장입니다.
학교 측에 휴게실 실태 조사와 에어컨 설치 등 시설 개선을 요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