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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시민군이 눈에 밟혀요…" 5·18묘지 추모 분위기 고조

입력 2019-05-1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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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시민군이 눈에 밟혀요…" 5·18묘지 추모 분위기 고조

"자꾸 이 분들이 눈에 밟혀요"

17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추모객 김단온(16) 양은 고(故) 이강수(19) 열사의 묘 앞에서 경건한 표정으로 두 무릎을 꿇었다.

이 열사의 묘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김양의 눈시울은 결국 빨갛게 변했다.

그렇게 이 열사를 추모한 김양은 "5·18 당시 내 또래 학생이었던 분이라고 한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당시 금호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 열사는 계엄군의 최후 유혈진압이 있었던 5월 27일 끝까지 도청을 사수하다 계엄군의 총탄에 숨졌다.

김양은 "당시에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평소에 5·18을 잘 생각하지 못한 과거를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묘지에는 개인과 단체별로 희생자들을 추모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묘지에 입장할 때까지 즐거운 표정을 하던 학생들도 일렬로 가득 늘어선 묘지를 지날 땐 저절로 숙연해졌다.

5월 해설사 설명을 들은 학생들은 희생자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렸다.

전북 정읍에서 현장체험학습으로 광주를 찾았다는 정읍여중 1학년 손수빈(13)양은 "설명을 듣고 이 분들이 민주화를 위해 정말 치열하게 사셨다는 것을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했다니 너무 슬픈 역사"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묘지를 추모하러 온 추모객들도 묘비 옆에 놓인 희생자들의 사진을 하나 하나 살펴보거나 묘비를 살며시 쓰다듬기도 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묘지 곳곳에서는 추모객들이 부르는 '님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39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이날 묘지 제단에선 유족회의 전통제례가 치러지며 추모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추모객 김하야나(30) 씨는 "내일 정부 기념식도 의미가 있지만, 오늘 유족들의 제사는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평소 혼자 추모하러 왔을 때보다 더 경건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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