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여당] 북미 연락사무소 합의 유력…'하노이 선언' 담길 내용은?

입력 2019-02-27 18:22 수정 2019-02-27 19:1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조금 전에 이 시간 이후에 진행될 친교 만찬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오늘(27일) 친교만찬에서 양국 정상이 첫 만남을 갖지만 본격적인 협상은 내일부터 진행됩니다. 단독 그리고 확대정상회담에서 사실상 '담판'이 이뤄지겠죠. 실무협상 결과를 보고받은 두 정상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북·미가 영변 핵시설 폐쇄, 또 일부 제재를 완화하는데 잠정 합의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내일 북·미간 협상테이블에 오를 핵심의제, 또 하노이 선언의 내용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특정 도시를 생각하면 곧바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연상되는 것들이 있죠. 서울-광화문, 뉴욕-자유의여신상, 파리-에펠탑, 베이징-자금성, 참고로 경주-불국사 아니, 최반장이라는 사람도 있고요. 그렇다면 영변, 북한의 영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무엇일까요? 복국장은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겠지만 사실 요즘 이렇게 소월의 시를 떠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저를 포함해 냉전시대가 끝난 후 태어난 세대들에게 영변은 북한 핵을 상징하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여의도 면적 3배에 달하는 영변 핵시설 부지는 거대한 원자력 연구단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핵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플루토늄과 우라늄 등 핵물질을 생산하는 공장 그리고 폭발실험장 등 연구소가 밀집해있는데요. 북핵 전문가들은 영변 핵시설이 "북한 핵 능력의 70%를 차지한다"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2차 북·미 회담에서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도출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회담의 성패는 바로 이 '영변'에 달려있습니다. 북한 핵 능력이 집중된 영변부터 손 댈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요. 과연 어떤 수준에서 합의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동결'이 될 것인지 아니면 '검증과 사찰' 등 그 이상이 될 지가 관건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비핵화의 각 단계가 일종의 '양보'인 셈인데요. 거래의 기본 원칙이죠. 주는 게 있으면 받는 게 있어야 합니다. 미국이 어떤 '보상'을 내놓느냐에 따라 비핵화 단계가 달라질 것이라는 것은 이미 김정은 위원장이 밝힌 바 있습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 9월 평양공동선언 (지난해 9월 19일) : (북측은)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와 같은 추가적 조치도 취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지난해 9월 19일) :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하였습니다.]

이말인 즉슨 북한은 미국의 상응조치 수준에 따라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의사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입니다. 문제는 과연 미국이 북한이 만족할 만한 보상 카드를 내놓을 것인지 또 북한은 미국이 만족할 만한 비핵화 조치를 내릴 것인지인데요. 즉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느냐 입니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무협상을 주도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특별대표는 북한의 조치로 "beyond Yongbyon" 영변 너머를 언급했습니다. 즉 미국은 영변 핵시설을 넘어선 알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인데요. 북한도 미국의 상응조치로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죠. 미국 입장에서는 비핵화 확신이 들 때까지는 경제제재 완화 카드를 쉽게 내놓지 않을 것은 확실합니다. 결국 서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단계적인 상응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데요. 1차 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미간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겠다"고 한 만큼 이번에는 그 새로운 관계의 '실체'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습니다.

우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바로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입니다. 이것이 왜 의미가 있냐면요. 모든 관계에는 다 단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예를들어 제가 양원보 반장과 한판 쎄게 붙었습니다. 그래서 오랜시간을 말 한 마디 섞지 않고 지내는데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대뜸 "그래 우리 사이 좋게 지내자"라면서 포옹을 하기에는 무언가 어색하고 사실 잘 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둘 사이에 '복국장'이라는 메신저를 두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오해도 풀면서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인데요.

그러니까 북한과 미국도 마찬가지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그 단계가 필요합니다. 통상적으로는 이익대표부, 그리고 연락사무소 설치에 이어서 상주 대사관을 두는 순서로 그 관계 회복이 이뤄지는데, 즉 연락사무소를 설치한다는 건 궁극적으로 북·미 간 국교 정상화가 이뤄지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2차 북·미 회담이 열리는 베트남은 상징적입니다. 베트남전을 치르며 미국과 베트남은 그야말로 '적대국'이었죠. 그러나 베트남은 1986년 개혁·개방정책 '도이머이'를 채택하고 1991년 미국은 베트남에 '관계 정상화 4단계'를 제시합니다. 이듬해 하노이에 '임시 연락사무소'가 설치가 됐고 1994년 '경제제재 조치 해제'가 됩니다. 그리고 1995년 양국 간 '연락사무소'가 개설되고 같은해 '국교 정상화'까지 이뤄졌습니다. 베트남전이 끝난지 정확히 20년 만이었는데요. 이후 2000년 미국과 베트남은 자유무역협정 체결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러니까 도이모이 착수 직전 421달러에 불과했던 베트남의 1인당 GDP는 지난해 2587달러, 거의 6배가 증가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 이같은 베트남식 개발 모델이 얼마든지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을 베트남 현지에서 직접 보고 느낄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오늘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음성대역) : 북한도 비핵화가 이뤄지면 베트남처럼 빠른 속도로 번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성장 잠재력은 엄청날 것이고 나의 친구 김정은에게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물론 북한이 당장 원하는 것은 경제제재 완화일 것입니다. 여행금지국 해제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김 위원장 일가 등에 대한 블랙리스트 해제, 뿐만 아니라 대북인도지원 확대 등의 조치가 거론이 되고 있죠. 김 위원장이 직접 거론한 항목들도 주목이 되고 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지난달 1일) : 우리는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하였던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 싶어 하는 남녘 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려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습니다.]

이렇게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적인 채널을 통해 인민들에게 또 전세계에 입장을 밝혔다는 것은 결국 금강산 관광 재개는 미국 측과도 일부 교감이 이뤄진 하에서 내놓은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최고 존엄이 한 번 공개적으로 한 말이 실현이 안 되면 그건 리더십에 영향을 미치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발언을 할 때는 아마 작년 연말쯤 해서 북·미 간에 물밑 접촉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정도는 방법을 찾아보자. 잘하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하는 교감이 있었기 때문에 치고 나간 것이 아닌가.]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또한 금강산 관광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면서 적극 돕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재개 가능성에 더 힘이 실린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북·미, 평양 연락사무소 합의 유력…'하노이 선언' 담길 내용은? > 입니다.

관련기사

북·미 정상, 오늘 저녁 단독회담 뒤 만찬…회담장 통제 삼엄 트럼프 "베트남은 북한의 본보기"…북 실무진, '시찰' 분주 북 실무진, 하이퐁 '빈패스트 공장' 시찰 위해 이동 가능성 두 정상, 메트로폴 호텔서 첫 만남…'2시간' 단독회담·만찬 1차 회담 때보다 늘어난 '시간'…최소 5번 이상 만난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