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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2차회담, 12개 의제 가닥…다음주 진짜 '핵 담판' 시작

입력 2019-02-13 17:50 수정 2019-02-1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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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실무협상을 주도하는 스티브 비건 특별대표는 "북한과 12개 의제를 논의했고, 다음 회의에서 입장차를 좁혀나갈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13일) 신 반장 발제에서는 외교 안보 관련 속보와 청와대발 뉴스를 함께 살펴봅니다.
 

[기자]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겸손을 미덕으로 여깁니다. 자기 자랑은 뭔가 불편하고, 괜히 손가락질을 받을 것 같죠.

반대로 미국은 적극적인 자기 PR과 자심감 있는 모습을 더 높게 쳐줍니다. 내가 잘해서 당당한 것인데 뭐가 문제냐는 것이죠.

[최종혁 여당 반장(JTBC '정치부회의 / 지난 11일) : (최 반장은 어떻게 맞췄어요?) 사실 뭐 고 반장 말처럼 하노이나 다낭 뭐 안 중요할 수도 있지만 다들 다낭이라고 할 때 저는 하노이라고 확신을 했잖아요. (어떻게 알았냐고요?) 여기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제 나름대로의 정보원, 취재원들이 있고 또 제반의 사정을 고려해 봤을 때 하노이가 확실하다, 제가 방송에서 누차 말씀드렸습니다.(찍었군요. 지금 뭐 구체적으로 증거를 못 대는 걸 보니까. 앞으로도 '혀기혀기'의 활약을 기대해보고요.)]

여기가 미국은 아니지만 당당한 모습 보기 참 좋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좀 과하게, 극단적으로 발현되면 "저 사람 뭐야…" 싶어지는 것은, 미국도 똑같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죠.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트윗 2843건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52%가 치적 홍보였고요. 32%는 민주당과 언론, 소위 적들을 타겟으로 한 공격성 트윗이었습니다. 자랑 아니면 저격, 다소 극단적이죠.

여기까지면 괜찮은데 자랑을 하려면 당연히 팩트를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이번엔 워싱턴 포스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2년 동안 8000번 넘게 거짓말을 했다"면서 "임기 첫 해에 하루 평균 5.9건, 임기 2년 차 때에는 약 16.5건을 기록해 1년 차 때의 거의 3배에 가까운 속도를 보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사례를 한번 보죠. 어제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치적을 한껏 과시하던 중이었습니다. 아직 서명 잉크조차 마르지 않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이야기를 꺼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2일) : 한국은 나의 요청에 따라 5억 달러를 더 지불하기로 어제 동의했습니다. 전화 몇 통으로 5억 달러를 얻어낸 겁니다. 내가 '왜 이전엔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라고 물어보니까, 그들은 '아무도 그렇게 요구하지 않았다'라고 했습니다. 분담금은 계속 인상돼야 합니다.]

양국 정부가 10차례 넘는 공식 협상을 벌인 것을 내 전화 몇 통으로 해결했다고 언급하다니. 언뜻 들어도 상당한 외교적 결례인 발언이죠. 뭐, 100번 양보해 "캐릭터니까 이해한다" 치더라도, 액수부터 잘못 이야기 했습니다. 이어서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2일) : 한국은 우리에게 연간 50억 달러의 비용을 부담시키면서 50억 달러에 상당하는 보호를 위해 약 5억 달러만 지불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것보다 더 잘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5억 달러를 더 지불하기로 동의했고, 앞으로 수년에 걸쳐 그것은 올라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한국은 여태껏 5억 달러, 약 5600억원의 분담금을 냈다,  그런데 내 전화 몇 통으로 추가 5억 달러를 받아내게 됐다." 이 얘기입니다. 팩트체크 해볼까요? "여태껏 5억 달러만 냈다." 아닙니다. 우리 더 냈습니다. 작년 한국이 분담한 액수는 9602억,. 어림잡아 9억 달러입니다. "5억 달러를 인상했다?" 아닙니다. 올해 분담금은 작년보다 8.2% 인상된 1조 389억 원입니다. 787억 원을 더 내죠. 5억 달러와 787억 원, 말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차이가 나는 숫자입니다.

단순 착오인지, 성과를 과시하려고 부풀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우리 정부 합의 가서명 이후 별도의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는 말로 갈음했고요. 또 "매년 올릴 것이다" 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입장을 내놨습니다. 김의겸 대변인, "한·미 간 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서 기한을 1년으로 했는데, 양측의 협의로 1년을 연장할 수 있다"며 "그래서 인상의 필요성 여부를 양쪽이 검토하고 합의해서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 상황에서 매년 인상이 기정사실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기 자랑에는 북·미 정상회담 얘기도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이것만큼은 허풍이 아닌, 진짜 자랑으로 끝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로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꼭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실무협상을 주도하는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워싱턴을 찾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단을 만났습니다. 북한과 정상회담의 의제는 합의했다면서, 12개 이상의 문제를 논의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음성대역) : (평양에서의) 첫 실무회담에서 12개 문제를 논의하고 양국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이견을 좁히는 건 다음 회의부터 시작합니다. 난제를 모두 해결하는 건 어렵지만, 일정 합의를 할 수 있다면 가능성은 있습니다.]

비건 대표는 "이번 회담은 북한과 미국이 하지만, 언젠가는 남한까지 포함해 3자 정상회담을 하는 날도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다만 "남북관계 발전이 국제사회의 제재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한·미가 같은 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문희상 국회의장도 이에 화답했습니다.

[문희상/국회의장 (현지시간 지난 11일) : 앞으로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있어서도 한 치의 오차 없는 한·미동맹만이 계속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이 오랜 체제 및 안보 불안을 해소하고 신뢰 회복하여 핵 포기로 국제사회에 정상 국가로 나오도록 북과 계속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한·미가 의견을 조율하듯, 평양에서는 북한과 베트남이 대화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판 빈 민 외교부장관이 어제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방북한 상태죠. 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더 유력합니다. 또 이르면, 오늘 중 북·미 정상이 머물 베트남 숙소가 확정될 거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2차 회담, 12개 의제 가닥…다음 주 진짜 '핵 담판'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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