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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북 "종전선언 연연 안해"…폼페이오 방북 전 기싸움

입력 2018-10-0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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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북·미간 장외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북한 매체가 "미국이 원하지 않으면 종전선언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추가로 내놨는데요. 미국이 종전선언 카드를 쥐고 있다고 해서, 협상에 끌려갈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정은 위원장 국회 연설" 제안이 나왔다는 점을 소개했죠. 치열한 공방도 있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에서는 북·미간 협상 줄다리기 또 어제 대정부질문 하이라이트를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나란히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가감없이 드러내면서, '연인 관계'에 비유하기까지 했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달 29일) : 나는 무척 거칠었고, 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언쟁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런 뒤 우리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아니, 진짜입니다. 그는 나에게 아름다운 편지를 썼고, 그건 훌륭한 편지였습니다. 우리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두 정상간의 애정전선에는 이상이 없는데,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앞두고 앞두고 양측 참모진들은 치열한 장외 신경전을 벌이는 중입니다. 이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단적인 예였습니다.

[이용호/북한 외무상 (현지시간 지난달 29일) : (미국은) 선 비핵화만을 주장하면서 그것을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 압박 도수를 더욱 높이고 있으며, 심지어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외무상의 발언은 미국 폼페이오 장관이 대북제재 '단일 대오' 유지를 강조한 데 대한 반발로 해석됐습니다. 특히 미국이 자신들이 키를 쥔 '종전선언'의 몸값을 높이면서, 북한의 추가 조치를 유도하는 데 불쾌감을 토로했는데요. 오늘은 아예 "종전선언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역공세를 펼쳤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실린 논평입니다. "종전은 우리의 비핵화 조치와 바꾸어먹을 수 있는 흥정물이 아니다", "6·12 북·미 공동성명에 따라 종지부를 찍는 것이 당연하지만, 미국이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구태여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그동안 주장해 온 '선 종전선언, 후 비핵화' 기조에서 급 선회해서 진짜로 종전선언 안 해도 된다는 것일까요?

논평을 좀 더 꼼꼼하게 읽어보면 숨은 뜻이 나옵니다. 먼저 이부분입니다.

[최근 미국의 이른바 조선 문제 전문가들 속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에 응해주는 대가로 북조선으로부터 핵계획 신고와 검증은 물론 영변 핵시설 폐기나 미사일 시설 폐기 등을 받아내야 한다는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궤변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니까 미국이 '종전선언'을 무기로 삼아서 +a를 원한다면, 그것은 들어줄 생각이 없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이런 해석도 가능합니다. "영변 핵시설 폐기에 신고까지 전부 다 원한다면, 미국 너네도 종전선언 +a를 내놓으라"는 것이죠. 이어지는 대목에서 더 명확히 드러나는데요. 들어보시죠.

[우리가 조·미(북·미) 수뇌회담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하여 실질적이고도 중대한 조치들을 계속 취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구태의연하게 대조선 제재 압박 강화를 염불처럼 외우면서 제재로 그 누구를 굴복시켜 보려 하고 있다.]

북한이 원하는 +a는 바로 '제재 완화'입니다.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에 그칠 수 있지만, 제재 완화는 북한 경제와 체제 안정에 빠르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언론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4차 방북 때 종전선언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북한은 그것 말고도 카드 한 장 더 들고 오라고 요구한 셈인 것이죠. 평양과 오스트리아 빈. 실무창구의 대면 접촉은 잠잠한 상태지만 이처럼 물밑에서는 치열한 줄다리기가 진행 중입니다.

화제를 좀 바꿔서요. 어제 외교, 통일, 안보분야로 진행된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아주 흥미로운 제안이 나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국회 연설에 대한 것인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이정미/정의당 대표 (어제) :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국회에서 연설하게 된다면, 이는 그 무엇보다 강력한 비핵화 선언이자 한반도 평화의 중대한 걸음이 될 것입니다.]

[하태경/바른미래당 의원 (어제) : '김정은 위원장 오지 마라, 국회' 그렇게 반대하실 분 계십니까? 그런데 한국에 앉아서 계속 반대만 하면, 노동신문에서 그러더군요. 속 좁다고. 무조건 반대하라. 저는 이게 새 시대의 보수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상상만해도, 아니 상상 조차 잘 안됩니다.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5·1경기장 연설처럼, 김정은 위원장도 직접 연설에 나서라는 제안인데요. 정치권 반응은 엇갈립니다. 첫 제안이 나온 정의당은 찬성, 민주당도 찬성, 평화당 비준동의안 처리 조건부 찬성, 바른미래당은 유보, 자유한국당은 "핵 리스트 제출 전까지는" 반대입니다.

어제 대정부질문, 분야가 분야니 만큼 조명균 통일부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 모두가 총 출동했는데요.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이낙연 총리였습니다. 2차 남북정상회담 때 왜 태극기가 보이지 않았냐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안상수/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태극기 어디 갔어요? 대한민국에도 태극기가 없고 평양에도 태극기가 없고…]

[이낙연/국무총리 (어제) : 역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오신다면 서울 한복판에 인공기를 휘날릴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답방 때 서울 공항이 인공기가 휘날린다? 국회에 인공기가 걸린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죠. 명쾌한 답변입니다.

오늘 청와대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북 "종전선언 연연 안 해"… 폼페이오 방북 전 기싸움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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