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6일) 북한이 볼턴 백악관 보좌관을 비판하는 데 내세운 인물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입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5년 전 6자회담 당시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회담장 안팎에서 서로를 혹독하게 대했던 양측의 대표적인 강경론자들인데, 북한은 이런 악연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유선의 기자입니다.
[기자]
볼턴 보좌관은 어제도 15년 전 북한과 악연을 언급했습니다.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 : 2003년 부시 행정부 당시 김정일 위원장을 독재자로 묘사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인간쓰레기' '흡혈귀'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받았습니다.]
1차 6자 회담을 앞두고 북한은 국무부 차관으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볼턴 보좌관을 찍어 "상종하지 않겠다"고 버텼고, 결국 볼턴 보좌관은 회담장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기선 제압에 성공한 북한이 2차 6자회담 때부터 수석대표로 내보낸 이가 바로 김계관 부상입니다.
김 부상은 미국의 경수로 제공과 금융제재 해제 등을 끌어냈습니다.
하지만 볼턴 보좌관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회담장 밖에서 강경론을 주도하며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 돈줄을 틀어막았습니다.
북한이 1년 넘게 모습을 감췄던 김 부상을 다시 내세운 것은 볼턴 보좌관과의 이런 과거까지 감안한 결과로 보입니다.
15년 만에 최전선에 만난 두 사람은 '사이비 우국지사','문제적 인물'라며 서로를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진정성을 갖고 나오면 호응하겠다'거나 '담화문 발표는 회담 준비의 증거'라고 여지를 남기는 노회함도 과시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