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운반책을 모집하는 마약 조직이 고액 연봉에 퇴직금까지 제시하며 청년들을 끌어모았습니다. 수습기간도 있었고요, 정직원 채용이라는 것도 있었는데, 마약 조직이 아니라 마약 기업 수준이었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야산 전봇대 아래 땅을 파자 봉투가 나옵니다.
필로폰 50g입니다.
[이거? (여기) 있는 거?]
1500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양인데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숨겨둔 겁니다.
돈을 치른 구매자가 약속 장소에서 마약을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마약을 운반하고 숨기는 건 조직 말단이 맡습니다.
체포 확률이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윗선에게 마약을 공급받아 분배한 뒤 전국을 돌아다니며 배달합니다.
[부산 5, 서울 5, 부산 14, 창원 14, 울산.]
온라인으로 모집한 운반책은 대부분 20~30대 청년들입니다.
조직은 많으면 한 달에 1300만 원까지 급여를 제시하고 진행비와 퇴직금도 보장했습니다.
'1번 지각하면 10만 원 벌금' 같은 근무 수칙에다 수습기간 동안 현장 실습과 교육도 거쳤습니다.
이른바 기업형 채용을 하면서 신분증을 요구했는데 이게 자수와 신고를 막는 역할도 했습니다.
[김대규/경남경찰청 마약수사계장 : 일을 열심히 하면 한 달에 1천만원을 벌 수 있다. 그리고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런 형태를…]
경찰은 마약 운반책 18명과 투약한 82명을 붙잡아 이 중 20명을 구속했습니다.
마약 조직이 기업형으로 진화하면서 추적과 검거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경남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