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은행이 오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 또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지난달 0.5% 포인트 인상보다는 그 폭이 줄었지만 올들어 여섯번이나 금리를 올려 이미 연초에 비하면 돈값이 너무 비싸졌습니다.
이미 높아진 금리는 경제 곳곳에 부담이 됐지만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부동산 현장입니다. 대출금리가 높아져서 값을 깎아준다고 해도 분양이 잘 안되고 돈줄이 막힌 건설사들이 줄줄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황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 초부터 분양을 시작한 서울 수유동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1층 상가의 모습은 아직도 이렇게 텅 비어있는데요, 곳곳에는 아파트를 할인해 판다는 전단도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열 채 중 여덟채 가까이는 아직 미분양 상태입니다.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계약하면 현금 3천만원을 준다거나, 입주할 때까지 계약금에 연 6% 이자를 붙여준대도 팔리지 않습니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1600여가구로, 지난해 말보다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렇게 된 건 건설사들이 금리가 낮을 때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여기저기 아파트를 지은 영향이 큽니다.
하지만 지금은 껑충 뛴 대출금리 부담에 집을 사려는 사람이 별로 없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새집이 안 팔리면 자금 동원 능력이 부족한 지역의 중소 건설사들부터 부도 위기에 빠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지역 건설사가 무너지면 지역 중소 협력업체와 금융권까지 어려워져서 지역경제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전국 사업장의 13%가 건설을 멈추거나 미뤘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박철한/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자금을 조달하기가 좀 어려워졌기 때문에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거의 건설업체들은 비상경영 체제로 돌입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대형 건설사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도급순위 8위인 롯데건설도 최근 자금난을 겪었습니다.
불을 끄기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재를 넣고, 그룹 계열사와 금융회사들이 1조4500억원을 지원한 상황입니다.
(자료 출처 : 국토교통 누리통계)
(영상디자인 : 조영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