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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 저소득 가구 아동 25% "고기나 생선 주 1회도 못 먹어"

입력 2022-10-02 18:31 수정 2022-10-02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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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밥상 물가가 치솟고 있는 요즘, 돈이 없어 끼니를 거르는 아이는 없는지 저희가 아이들의 밥상을 살펴봤습니다. 4년 전 조사에선 저소득 가구 아동의 25%가 고기나 생선을 일주일에 단 한 번도 못 먹었다고 답했는데, 지금은 어떨까요.

통계로 말하는 뉴스, 퍼센트 안지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결식아동 관련해 저희가 가장 먼저 주목한 퍼센트는 바로 25%.

4년 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아동종합실태 조사에서, "주 1회 고기나 생선을 먹지 못한다"고 답한 아동은 저소득층의 경우 응답자의 25.5%, 약 1/4나 됐습니다.

일반 가구 아동의 경우엔 1.7%였으니깐, 14배나 되는 수칩니다.

게다가 "신선 과일을 주 1회 먹지 못한다"고 답한 수급 빈곤 가구의 아동들은 32%가 넘었습니다.

1.8% 수준인 일반 가구와는 역시 큰 격차였습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우선 급식 카드를 쓰는 아이들은 여전히 편의점에서 끼니를 가장 많이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17개 지자체 가운데 3곳을 제외하곤 급식카드를 편의점에서 사용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그 비율이 많게는 70%에 육박했습니다.

문제는 급식카드로 결제가 되는 품목만 아이들이 솎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함께 편의점에 가봤습니다.

[A씨/편의점 관계자 : 이상하다. 급식카드로 결제가 불가능하다고 (뜨는데.) 딴 거 해봐.]

컵라면은 결제가 되지만 매운맛이면 안 되고 탄산음료 역시 결제가 안 됐습니다.

또 다른 편의점에선 이번엔 캔 음료가 결제 불가 품목이었습니다

[B씨/편의점 관계자 : 결제가 안 되는데요. OOO 캔 왜 안 되지.]

지자체마다, 건강상의 이유로 빙과류나 과자, 커피 등 결제를 제한하고 있는데, 제품이 워낙 다양하다보니, 결제되는 것만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결국 결식아동으로 낙인이 두려운 아이들은, 급식카드를 쓰기를 주저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결식아동 : 밥을 먹으려고 해서 들어갔는데 안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왜 안 되나 했는데, (결제) 실패가 뜬다고. 이래서 못 먹었어요. 너무 당황했고요.]

편의점 아닌 가맹점으로 등록된 일반 음식점에서도 급식카드를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맹점 수는 지역으로 갈수록 턱없이 부족합니다.

편의점 사용 비중이 높은 인천의 경우 가맹점수는 4200개 수준으로 약 10만개 가량인 서울의 4% 수준에 그칩니다.

[결식아동 학부모 : 가맹점이 많이 없다 보니 못 챙겨 먹어요. {아이 혼자 결제해서 밥을 먹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지리상으로도 너무 멀고 하니깐 그게 잘 안 되는…]

끼니당 급식카드 지원비용은 서울과 부산 일부 지역이 9천 원으로 가장 높지만 7천원인 곳이 17개 지자체 가운데 12곳으로 대다숩니다.

가파르게 오른 지금 물가를 생각하면, 7천원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별로 없습니다.

여기에 금액을 떠나 아이들이 스스로 균형잡힌 식단을 찾아 먹기 어려운 것도 문젭니다.

때문에 급식 단가만 올려, 공급 편의주의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함께 나옵니다.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그때그때 아이들이 원하는 것만 먹게 하는 것은 균형 있는 식사가 된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죠. 공급자가 가장 편리한 행정편의주의적이다… 일주일에 한 끼 정도만이라도 균형 있게 먹을 수 있게 도와준다든가…]

[결식아동 학부모 : 급식카드를 사용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조금 영양분 있는 걸로 만들어서 편의점은 가까우니까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면 어떨까…]

우리나라의 결식 아동은 현재 30만 8천여명 가량.

아이들은 스스로 결제하기 어렵고, 주변 가맹점을 찾기도 어려워, 여전히 균형잡힌 따듯한 한끼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곽세미·최석헌 / 취재지원 : 김연지·이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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