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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테마주' 열풍인데, 현대기아차를 주목해라? [이코노밋 l 최준철 대표의 가치투자②]

입력 2023-07-26 14:31 수정 2023-07-2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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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맞아 두려울 때 '기업의 본질' 집중, 수요 꾸준한 흔들림 적은 기업 투자해야
-회의주의로 철저하게 기업 분석, 장기적으론 낙관론 갖고 투자 임해야
-현대기아차, 전기차 시대 잘 적응해나가고 있고, PER 등 지표상으로도 매력적
-다들 전기차만 얘기하지만 아직 시장에선 하이브리드카 비롯 내연기관차 수요 커
-우수한 기업도 매수한 이후 계속 추적 관찰, 더 나은 대안 있는지 찾아야
-국내 테크 기업들은 국제적으로 '표준'되기 어려운 점 고려해야

■ 진행 : 이윤석 기자
■ 출연 :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 최준철 대표의 가치투자 1편 =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36712

▷이윤석 기자 : 금융위기를 말씀해 주셨는데요. 금융위기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잖아요. 물론 긴 텀을 두고 오고 있기는 하지만요. 지난번 코로나19 확산 초기 폭락장도 리먼 사태 때와 비교해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리먼발 금융위기 사태, 정말 심각한 거였는데, 대표님은 그때도 고스란히 겪으셨던 거잖아요

▶최준철 대표 : 그렇죠. 제가 96년부터 투자했으니까 IMF도 있었고, IT 버블도 있었고, 9·11 테러도 있었고, 리먼발 금융위기도 있었고, 코로나까지 있고 다양하게 경험했었는데, 그중에서 하나를 딱 꼽아서 제일 힘들었을 때를 고르라고 한다면 리먼 금융위기가 제일 힘들었고요.

전 세계를 리드하는 미국이 부도가 날 만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때의 심각성이라든가 파급력이나 향후의 불안감은 끝판왕이었다고 생각하고요. 코로나 같은 경우에는 저희는 내부적으로는 9·11테러에 가까운 이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9·11테러 때도 여행도 다들 무서워서 가지 못하고 전 세계적인 어떤 일로 번질까 봐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기는 했었잖아요. 탈레반을 잡겠다고 그런 일들이 있었는데 그거에 조금 더 가깝지, 기본적으로 금융 시스템 자체가 붕괴하게 되는 그 상황하고는 결이 좀 달랐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악재를 처음 대할 때 향후 어떻게 될지 두렵기 마련인데, 그때야말로 기업의 본질에 집중했거든요. 예를 들면 9·11테러 때 같은 경우에는 9·11테러랑 무슨 상관이야 할 만한 종목들 그런 것들을 많이 샀어요. 대표적으로 오리온, 한섬 이런 것들을 그때 샀었는데요. 테러가 나도 여성들은 출근을 해야 하니까 옷도 사야 하고 이왕이면 좋은 옷도 사고 싶어 할 것이고, 그리고 초코파이도 먹을 것이고, 이렇게 그 사건과 이 사업이 무관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산업들에 진출하면 그런 것들을 사두면 나중에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되더라고요.

사실 코로나 때도 비슷한 생각으로 접근했었거든요. 당장 여행이나 항공에 접근을 못했지만 (코로나 팬데미과) 크게 상관없고 집에서도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에 집중해서 이겨냈지, 향후에 어떻게 될 거다, 금방 진화가 될 거다, 백신 맞고 끝날 거다, 이런 얘기는 대부분 할 수가 없고요.

이걸 계속 반복하다 보면 결국은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때야말로 정말 좋은 기업들 그리고 펀더멘탈이 튼튼한 기업들, 수요가 꾸준한 기업들을 갖고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리고 스스로 감정을 컨트롤하는 것, 너무 염세적으로 빠진다든지 두려움을 스스로 키운다든지 이러면 옳은 판단을 할 수 없다. 그런 교훈들이 매번 그런 사건들을 겪을 때마다 쌓여왔던 것 같습니다.

▷이윤석 기자 : 대표님이 '장기적 낙관주의자론'을 많이 말씀하셨잖아요. 이게 결과적인 얘기인 거고 사실 끝판왕이라던 위기 당시를 떠올려본다면 대표님도 그만큼 힘드셨을 텐데 일반 개미투자자들은 못 버티거든요. 어떻게 해야 버틸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을까요.

▶최준철 대표 : 제가 주린이 때 겪었던 사건이 IMF였는데 그때 허둥댔습니다. 그리고 IMF 구제금융을 받는다는데 해석도 제대로 못 했고요. 일단은 위기를 해결해 주러 온다고 하니까 그 이후에 펼쳐질 구조조정 등은 전혀 생각을 못 했었거든요. 근데 천하의 IMF 사태도 대략 한 2년 정도 지나니까 해결하고, 금 모으기도 하고, 환율이 굉장히 높았으니까 수출 기업들이 달러를 벌어들여 오기 시작하면서 회복이 됐고요.

이런 걸 경험해서 결국에는 기업이든 사람이든 넓게 보면 인류든 위기가 닥쳤을 때는 해결을 해낸다는 신뢰도가 저는 감소하기보다는 좀 더 올라갔고요. 심지어는 금융위기 같은 것을 극복해내는 걸 보면서 계속 저는 그 신뢰감을 올려온 것 같아요.

결론은 장기적 낙관론을 가지고 있는 게 오히려 돈 버는 데 도움이 되는 사고라는 것이에요. 그리고 다 망하면 주식을 갖고 있든 현금을 갖고 있든 뭘 갖고 있든 사실은 다 같이 망하는 거기 때문에 거기에 배팅하는 것보다는 낙관론에 베팅하는 게 좋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그게 잘 맞아오게 된 거죠.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인류에 대한 신뢰,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결국에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안에서 개별 기업을 고르는 데는 좀 더 회의주의를 가지고 철저하게, 회의주의를 다 통계화한 기업들을 선택적으로 사는 것들을 같이 양립하게 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고, 결국에는 제가 초기에 읽었던 가치투자 대가들의 책의 내용을 당시에는 이해를 못 했지만, 장기적 낙관론과 회의주의를 탑재하다 보니까 그래서 대가들이 그때 이런 말씀을 하셨고, 이렇게 대응하라고 하셨다는 게 최종적으로 이해가 되더라고요.

이론적인 부분 그리고 성공의 경험이 다 쌓이면서 결국 주린이를 탈출할 수 있는 건데 처음에 힘들기 마련이고요. 정말 시작하고 한 3년, 5년 그리고 여러 가지 사이클들을 겪으시면서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나가시면서 실패와 실수와 관찰을 바탕으로 발전해 나가시면 결국에는 어느 정도 경지에 다 오를 수 있다, 처음에는 힘들 수밖에 없죠.

▷이윤석 기자 : 대표님이 오리온 투자하셨다는 얘기를 주셨는데요. 과거 대표님이 투자하셨던 기업 중에 식음료주가 많았던 것으로 제가 기억합니다. 강력한 독점력과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었겠지만, 당시 얘기 조금만 더 풀어주시죠.

▶최준철 대표 : 기본적으로 음식료가 가치투자자들이 많이 얘기하는 대표적인 업종이고 버핏도 코카콜라 등에 많이 투자하다 보니까 그게 이미지가 되게 강화가 됐는데, 어느 정도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사람이 먹는 거에 대해서 되게 보수적이거든요. 예를 들면 아이스크림만 해도 생각해 보시면 저희 부모님이 드시던 아이스크림을 아직 대부분 우리 아이들도 먹고 있는 만큼, 입맛이 좀 보수적입니다. 뭐가 나와도 사실 메로나랑 월드콘 이기기가 쉽지 않은 거거든요.

그래서 어떤 기술의 변화에 따라서 새로운 게 나와서 새로운 기술을 옛날 것보다 더 좋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가는 그런 산업보다는 좀 더 예측 가능하고 반복 구매 성향이 강하고 특정 브랜드, 특정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강하기 때문에 가치투자자들이 선호할 만한 그런 예측 가능성, 경제적 해자 이런 걸 논하기가 좀 더 쉽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음식료 업체들을 많이 접근하게 되는데 근데 이게 음식료 업체를 산다고 해서 다 오르는 건 아니고요. 돌이켜 보면 음식료 업체들도 결국에는 두 가지 중에 하나가 충족돼야지 주가가 제대로 올랐던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저희의 동서 사례처럼 가격을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올리는, 예를 들면 커피믹스 한 포가 90원이었는데 이걸 100원, 110원, 120원 이렇게 올리는데 수요가 떨어지지 않아요. 그러면 그게 고스란히 매출과 이익의 증가로 이어지게 되거든요. 그런 면모를 갖춘 그런 회사라든지요.

혹은 국내에서만 활동하던 회사, 전형적인 내수주였는데 해외로 확장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커지는, 대표적인 게 오리온이 되겠죠. 국내에서만 팔던 초코파이를 중국에도 팔고 러시아에도 팔고 베트남에도 팔고 심지어는 최근에 인도에도 팔기 시작했거든요. 그렇게 해서 확장을 해나가는 곳들이 결국은 음식료 업체의 강점들을 고스란히 가지면서도 이익이 성장하면서 주가가 조금 더 빨리 올라 주는 음식이 참 많은데 그중에서도 잘 선별하면 괜찮은 업체들을 찾아낼 수 있고 이야기가 좀 쉽잖아요.

누구나 다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음식료 업체들을 예로 많이 들고요. 주린이 분들께도 음식료 업체에서 뭔가 좋은 거, 내가 좋아하는 제품을 만든다든지 이런 회사들을 추천을 많이 드리는 게 그런 배경이 있습니다.

▷이윤석 기자 : 최근 트렌드에 대해서도 여쭤볼게요. 최근 전기차나 2차 전지 관련 기업 주식들이 몇 년 사이에 말 그대로 대폭등을 했잖아요. 그런데 일부 가치투자자분들께서는 오히려 지금 내연기관 제조사들을 더 봐야 할 때라는 말씀을 주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물론 전기차 시대가 빠르게 오고는 있지만 이게 하루아침에 오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이 기업들 역시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는 동시에 강력하고 탄탄한 현재의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기업들이 오히려 저평가돼 있다는 말씀도 주시던데요.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보고 계실지요?

▶최준철 대표 : 가치투자자들이 내연기관도 보자고 얘기를 하는 건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첫 번째는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그렇습니다. 지금 내연차를 만드는 회사들이 전기차가 각광을 받는, 그 짙은 만큼 그늘이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가격의 메리트가 상당히 있고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이런 것들이 다 PER이 4배, 5배 수준이니까 이런 싼 가격일 때 한 번씩 관심을 갖고 보는 게 기본적으로 가치투자자들의 습성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는 의미가 있을 거고요.

두 번째는 가치투자자들이 흑백 논리를 동원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다 전기차만 타고 미래를 이끌 산업만 사고 이런 게 아니라, 기존 업체들도 얼마든지 회사 하기에 따라서 전기차 쪽으로 잘 피벗을 해서 그쪽에서 어느 정도의 포션을 만들 수도 있는 거고요. 모든 걸 다 테슬라가 먹자 한다고 하면 어느 정도의 포션을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있는 거예요.

리서치를 통해서 잘할 수 있는 데를 찾을 수 있는데, 현대차 그룹이 그래도 비교적 잘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전기차만 보고 2차 전지만 보고 다른 거는 다 안 본다는 것이 아니라 저희는 회사의 가능성, 회사의 운명을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데도 한번 봐주는 게 좋겠다는 차원에서 말씀을 드리는 부분도 있을 텐데요.

저는 기본적으로는 옛날 생각이 많이 납니다. 모바일 시대가 왔을 때, 인터넷 시대가 있고 모바일 시대가 있잖아요. 인터넷 시대의 강자들이 있었단 말이죠. 예를 들면 대표적으로 네이버가 있을 거고 게임으로 치면 엔씨소프트가 있었단 말이죠. 그런데 모바일이 뜨면서 그때 다 순수 모바일 업체들만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바일 업체들에 많은 밸류에이션을 주고 네이버나 엔씨소프트나 이런 기업들은 저평가가 돼 있었었거든요.

그런데 1군의 가치투자자들은 네이버가 인터넷 창 그러니까 브라우저에서 네이버를 보던 습관을 모바일로도 네이버를 보게끔 할 수 있을 거다, 혹은 PC로만 하던 리니지를 모바일로도 하게 할 수 있을 거다. 근데 실제로 이 두 회사가 성공해 냈거든요. 그러면서 순수 모바일 업체들도 정말 여기서 큰 수익을 준 잘 된 회사들이 많이 있지만, 기존 업체 중에서도 잘 변신하고 잘 적응한 곳들은 나름의 수익을 줬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사례를 봤을 때는 자동차도 그럴 여지가 있는 거를 완전 차단하지 말고 한번 보는 거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거예요. 혹시 결론이 내연기관은 안 돼 어차피 EV만 돼라는 결론이 나더라도 한번쯤 분석해보자는 차원에서 저는 그렇게 조언을 드리고 싶어요. 그걸 사자라는 차원보다는 충분히 변화의 가능성을 체크해보자.

▷이윤석 기자 : 현대기아차 말씀 주셨는데 사실 현대기아차가 전기차도 굉장히 많이 만들고 있고 생산량을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는 거잖아요. 동시에 우리나라 기업은 아니지만 폭스바겐이나 도요타 자동차 같은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도 물론 많이 늦긴 했지만, 도요타 자동차도 최근에 전기차 생산 계획을 대대적으로 발표하고, 여러 가지 모습을 보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어요. 대표님이 보시기에 전기차가 한 50% 이상 시장을 지배하는 때가 언제쯤 오실 거라고 보시는지 그런 궁금증도 있습니다.

▶최준철 대표 : 저도 현재 전기차 탄 지 한 3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전기차의 메리트가 있습니다. 근데 제가 전기차를 타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생각보다 전기차를 많이들 아직은 안 사세요. 실제로 신차 구매를 내연기관으로 여전히 많이 하시거든요.

오히려 지금 저희가 볼 때 수요가 굉장히 높은 쪽은 하이브리드 카의 인기가, 다들 EV만 얘기하는데, 실제로 가서 계약하는 거는 대부분 그랜저 하이브리드, 소렌토 하이브리드, 대기도 길고 많이 사시거든요. 아직은 EV만 타기에는 좀 불안하고 좀 불편하고 이런 부분이 아직 있는 거죠.

결국에는 전기차가 보급될 텐데 현대기아차가 지금 정도의 속도로 잘 대비를 하고 현재 공장도 짓고 혼류 생산이라든가 내연기관 만들던 데서 전기차를 뽑아낸다든지 적응하기에 따라서, 아주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는 없겠지만, 지금 같은 염세적인 시각을 극복해낼 정도의 결과는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고 있고요.

저는 현대기아차가 잘 안되면, 우리나라에 거기에 기대서 먹고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잘 돼야 될 거고요. 그나마 다른 내연기관 폭스바겐 도요타에 비해서 오히려 좀 더 잘하고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기대를 한번 걸어보는 게 좋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엄청난 성과를 내지 않더라도 괜찮은 밸류에이션 수준인 건 맞습니다. PER 기본이 4배, 5배고 현대차 우선주 같은 거는 배당 수익률이 10%가 넘거든요. 기아차도 한 5% 정도 되고. 그래서 주주 정책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큰 비중을 싣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보고 가야 하는 업종, 그리고 보고 가야 하는 타이밍, 그러니까 뒤에 가서 열광하는 것보다는 저는 그래도 지금 봐두는 게 훨씬 가치투자적이고 그리고 균형 감각 있는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윤석 기자 : 거기서 조금만 더 추가로 질문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아직은 여전히 수소차에 대한 기대가 조금은 남아 있는 거라고 보이거든요. 이게 이분법으로 나눠질 수 있는 건 아니긴 하지만 사람들의 전망이 조금 엇갈리더라고요. 수소차는 미래가 없다 전기차로 가야 된다는 의견도 있고, 장기적으로 수소차가 오히려 더 큰 미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는데, 현대기아차가 여전히 수소차도 붙잡고 있는 상황인데, 대표님께서는 수소차는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최준철 대표 : 소비자들은 그 안에 무슨 기술이 들어갔는지에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LFP 배터리냐 우리나라의 2차 전지냐 이거 가지고 말들이 많은데, 사실 소비자는 관심이 없고요. 나의 니즈를 만족시켜줄 수 있고, 비교적 가성비가 있고 그 용도에 맞으면 구매를 하는 거거든요.

투자적인 시각에서 보기보다는 가치투자자들은 소비자적 시각을 같이 엮어서 보면서 균형점을 잡아가는데요. 저는 수소도 수소 엔진으로 돌릴 때 더 효용이 생기는 분야 쪽에서 자리를 잡을 거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승용차 쪽은 저는 아니라고 보고요. 승용차보다는 대형 상용차 트럭이라든지 트레일러라든지 이런 쪽 혹은 날아다니는 거. 날아다니는 거는 어떻게든 가벼워야하기 때문에, 그리고 오래 떠 있어야 하고, 그런 쪽에서는 저는 수소 연료전지가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거든요.

근데 그것도 지금 저희가 토의해서 수소는 이렇게 될 거라고 미래를 예견할 거라고 많이 생각하는데요. 저희는 이런 성장 산업들을 계속 실시간으로 판단하면서 판단을 보정해 나갑니다. 저희가 K팝에 대해서 어느 정도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들어갔고, 현재도 저는 특정한 보이그룹이 왜 인기가 많은지를 여전히 계속 탐구하고 있거든요.

그거는 현재 저희가 생각의 씨앗만 뿌려놓고 가설을 세우는 거고요. 계속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관찰하면서 이거를 잡아 나아가는 겁니다. 지금 가설은 수소는 대형 상용차와 날아다니는 것들에 주로 쓰이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전기 배터리와 어느 정도 용도에 따라서 병립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데 그게 나중에 가서 바뀔 수도 있겠죠. 근데 지금 뭔가 답을 다 정해놓고 가는 사실 위험한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윤석 기자 : 대표님이 지금 말씀 주신 포인트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한번 매수했다고 해서 정말 좋은 기업 매수했으니 끝까지 간다가 아니라 사 놓고도 계속해서 그거를 모니터링하면서 얘를 더 늘릴지 줄일지 아니면 아예 그냥 다 청산을 해야 할지 그런 것들을 계속해서 봐야 한다는 거잖아요.

▶최준철 대표 : 저희가 실제 일하는 모습이나 강도를 보시면 아마 대부분 깜짝 놀라실 텐데 매매가 많지는 않거든요. 저도 지금 시장이 돌아가고 있는 시간에 나와서 촬영을 하는 거잖아요. 매매는 많지 않은데 세 가지 일을 하느라고 되게 바쁘고요. 저도 하루에 12시간 이상씩 근무를 하는 게 세 가지 때문인데요.

하나는 저희 포트폴리오에 있는 종목들을 계속 추적합니다. 그러니까 기자의 세계로 치면 정치부 기자분들 마크맨이라고 있잖아요. 한 정치인을 계속 좇아, 등산을 가도 좇아가고 어디 차 마시러 가도 좇아가는 것처럼 저희는 저희가 편입하고 있는 회사를 스토킹합니다.

거의 실시간으로 (투자한) 회사의 변화에 대해서 다 파악하려고 들어요. 그러다 보면 의견이 바뀔 수도 있고, 의견이 강화될 수도 있고 계속 그거를 실시간으로 판단해 나가거든요. 그게 결국은 사고팔지 혹은 비중을 어떻게 만들지를 결정을 하는 겁니다. 거기에 상당한 많은 시간을 쏟고요.

두 번째는 이 편입 종목 대비해서 더 좋은 종목이 없을까를 계속 탐색합니다. 그러니까 끊임없이 새로운 종목을 찾아서 기존 종목이랑 비교를 합니다. 그래서 기존 종목이 매력이 더 높으면 얘는 남는 거고요 새로운 종목이 매력적이면 얘는 빠지고 얘가 들어가는 겁니다. 끊임없이 비교시킬 만한 대상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요.

세 번째는 말씀하신 새로 나온 기술들, 저희가 2차 전지를 정말 본격적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서 보기 시작한 게 2019년부터인데, 현재도 그 강도로 저희 담당 애널리스트가 2차 전지의 방향성에 대해서 끊임없이 내부 조직에 공유를 해주고 있습니다. 수소도 마찬가지고요.

오늘 아침에도 보고서를 하나 보고 왔는데요. 끊임없이 그 부분에 대한 기술들을 체크하고 알려고 노력하고 그게 상업화가 되는 시점, 특히 그런 때 집중해서 보게 되는 거죠. 개화할 때라든지요. 그래서 저희가 생각보다 신기술에 대해서 그렇게 어둡지 않습니다. 다만 이게 어떤 종목으로 편입되는 과정을 굉장히 까다롭게 볼 뿐인 거죠.

▷이윤석 기자 : 신기술 말씀을 주셨는데 최근 가장 큰 신기술 흐름 바로 AI잖아요. 혹시 챗GPT나 바드를 직접 업무에서 쓰고 계시나요?

▶최준철 대표 : 시험 삼아 몇 번 해보긴 했는데, 가치투자 관련된 것도 넣어보고 했는데, 아직은 신뢰도가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아닌 것 같고요. 다만 생성형 AI라고 하는 게 마치 기계가 사람의 노동을 많이 대체한 것처럼 이제는 지적 노동도 상당 부분 대체는 할 수 있겠구나 정도의 느낌을 받았는데요.

이게 누가 승자가 될지, 예를 들면 검색 같은 경우도 처음에는 그냥 단순 기술이지만 이게 어느 순간 광고하고 결합해서 상업화가 됐잖아요. AI도 그런 길을 거쳐 갈 텐데 이게 구독 모델이 될지, 해당 사용료를 받을지, 무료로 해놓고 다른 걸 붙일지 이런 것들은 아직은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계속 봐야 하는 분야이기도 하고요.

저도 사실 많은 애널리스트를 고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이게 어떻게 우리 분석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차원인데, 워낙 초창기이기 때문에 이런 때 너무 많은 결론을 내려놓기보다는 꾸준하게 볼 만한 대형 기술임은 맞다.

확실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메타버스도 이만큼 열광을 했던 게 사실이고요. 거슬러 올라가면 옛날에 3D 영화, 아바타 나오고 3D 영화 했을 때도 나름 강한 테마가 붙었고요.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3D 프린터 이런 것들도 그 시기쯤 나왔으면 저한테 물어보셨을 겁니다. 3D 프린터에 써보셨나요? 이랬을 텐데 그때도 나오자마자 사실 견학도 해보고 보기도 했거든요.

그렇게 될지 아닐지는 계속 봐야겠죠. 근데 저는 앞에 나온 기술들보다는 그래도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주식에 투자하는 저희처럼 개별 종목을 고르는 입장에서 보면 아직은 그렇게까지 연결할 만한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윤석 기자 : 지금 말씀하신 거 듣고 생각해 보니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3D TV 그리고 3D 안경 이런 것도 있었고, 메타버스 시대가 올 거라고 해서 굉장히 유행처럼 번졌다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고. 그 대표적인 케이스로 메타가 많이 언급되잖아요. 아예 회사 이름까지 메타로 바꿨는데 정작 메타버스 시대는 오지 않고 AI로 완전히 트렌드가 넘어가 버리는 상황이 돼버렸는데요. 이 말씀을 드린 이유 중에 하나가 대표적인 테크 기업들이 AI 유행과 맞물려서 지금 주가가 빠르게 치솟았는데, 국내 테크 기업들은 오히려 AI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하고요. 대표적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국내 거대 테크 기업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여쭤보려고 합니다.

▶최준철 대표 : 저희가 기술주에 대해서 조금 더 보수적으로 보는 이유 중에 하나가 사실 저희는 국내 주식을 사는 입장이잖아요. 국내 주식의 매력들이 많이 있습니다. 작은 나라지만 다양한 산업을 보유하고 있고 조선, 화학 심지어는 인터넷도 있고 엔터도 있고 되게 다양하잖아요. 그중에서도 기술이 조금 걸리는 부분이 일단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가 좀 더 강하고요. 반도체라든지 이런 쪽이 강하고 그런 회사들이 훨씬 상장된 기업들이 많고요.

그리고 표준을 주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표준은 아무래도 미국이 주로 주도하고, 실리콘 밸리가 주도하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산업이 전개되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반대로 좀 힘들어질 수 있고요. 대신 네이버 같은 경우는 어떤 언어적인 장벽을 통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정보를 검색하는 데 최적화된 기술로 떠올랐는데 AI 같은 경우가 과연 그러면 언어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극복할지 혹은 네이버가 우리나라 언어적인 특성을 살린 AI를 잘 만들어낸다든지, 아직은 제품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에 판단하기 힘든데, 표준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는 저는 항상 경계심을 좀 세우는 편입니다.

우리나라가 표준을 주도한다고 가정하는 거는 좀 어렵지 않겠나 차라리 그냥 하드웨어 쪽에서 어떤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인프라를 만들어 갈 때 좀 수혜를 볼 수 있는 오히려 그런 쪽으로 접근하는 게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좀 더 합리적인 그런 방향이지 않겠느냐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대신 네이버와 카카오가 주가가 약세인 거는 고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을 때 아무래도 사용량이 좀 많았는데 엔데믹이 되면서 그렇지 않잖아요. 수요가 떨어진 면이 있고요. 하지만 가격은 그때 많이 받았기 때문에 고점 대비해서 이 상황의 변화 때문에 떨어진 부분도 있을 거고요.

그리고 이 기업들이 AI의 대응을 위해서든 아니면 수요가 더 늘 거라고 봐서든 사람도 많이 뽑고 투자도 많이 해놨습니다. 그게 고스란히 고비용이 된 셈인 거거든요. 근데 매출은 그만큼 따라주지 못하니까 이익이 지금 지지부진한 상황인 거죠. 밸류에이션만 놓고 이익은 지지부진하면 주가가 빠지거든요.

지금은 AI 얘기를 갈 것도 없이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본인이 받는 밸류에이션만큼은 성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게 일단은 주가가 지금 지지부진한 핵심적인 이유라고 봅니다. 돈을 못 버는데 기대감이 크면, 엄마가 예를 들면 얘 전교 1등 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성적을 받아서 너 몇 등 했니? 이랬는데 10등 했어요. 잘한 거잖아요. 전교 10등을 했는데 엄마가 이렇게 침울한 표정을, 이거 사실 기대치와 결괏값의 문제거든요.

맨날 놀고 기대도 아무것도 안 했는데 엄마 저 전교에서 100등 이랬는데 우리 아들 오늘 파티하자고 하면 이건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이거든요. 주식이 기본적으로 가격으로 표현되는 기대치와 실제치와의 상관관계에 따라서 주가의 움직임이 있습니다. 지금 네이버와 카카오가 그런 트랩에 걸렸다고 봐야죠.

▷이윤석 기자 : 시장 표준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저희가 콘텐츠를 만드는 방송사잖아요. 방송사 입장에서 지금 굉장히 두렵고 거대한 존재 중에 하나가 바로 유튜브거든요. 원래 우리나라만큼 토종 검색 엔진이 꽉 자리를 잡고 있었던 나라가 진짜 없었잖아요. 근데 지금 동영상 시장에서는 유튜브가 우리나라를 완전히 평정을 해버렸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시장 표준이 돼버렸고 앞으로 시대가 변하는 것만큼 네이버와 카카오가 변화해서 따라잡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준철 대표 : 유튜브만 그렇겠습니까? 사실 SNS도 예전에는 싸이월드 쓰다가 페이스북으로, 그러니까 외산 SNS를 사용하지 지금 카카오스토리는 아무도 안 쓰잖아요. SNS가 대표적인 케이스거든요. 관계라고 하는 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효용이 있는 거니까 그런 면에서 표준을 주도하는 데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기 힘들었다고 볼 수 있고요.

영상은 스토리가 조금 다른데 이게 워낙에 고비용이고 저작권 문제나 이런 것들이 첨예했기 때문에 네이버가 영상 사업을, 처음에는 네이버도 유튜브랑 비슷한 걸 했었거든요. 근데 접어버렸습니다. 그러면서 유튜브한테 헤게모니를 내준 케이스가 꾸준히 유지가 됐고, 지금은 따라잡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린 셈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는 유튜브에 투자하든지 혹은 유튜브를 통해서 잘 될 수 있는 사업을 하든지요. 저는 대표적으로 K팝이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하거든요. 유튜브가 보급됐기 때문에 유튜브에 빨리 진출할 수 있었고, 이걸 통해서 전 세계 팬들을 만나서 NCT 드림 이런 애들이 지금 남미에서 지금 아레나 공연을 매진시키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유튜브가 없었다면 사실 가능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저희는 유튜브를 통해서 좀 더 흥할 수 있는 사업들, 이런 걸로 시각을 바꾼 지가 꽤 오래됐고요. 지금 유튜브 때문에 다들 어떻게 보면 자기 사업이 좀 더 훼파(헐어 깨뜨리는)되는 경험들 하고 계실 텐데, 최근에 유튜브 때문에 지금 제일 머리가 깨지는 데는 사실 멜론입니다. 유튜브 뮤직 때문에 지금 멜론이 계속 빠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유튜브 뮤직으로 다 옮겨 가는 상황이거든요. 끼워 팔기다 뭐다 말은 많지만 사실 이미 전세가 뒤집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곳들은 좀 조심하셔야 될 거고요. 알게 모르게 깨지고 있는 데들이 있거든요. 그게 카카오의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는 걸 수도 있고요. 파괴적인 존재인데 이거를 잘 활용하는 쪽으로, 저희는 기회를 찾는 쪽이니까 그런 쪽으로 보고, 훼파가 되는 데는 좀 피하고요. 이게 주식을 고르는 입장에서는 거대 담론보다는 저희가 할 수 있는 걸 하자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최준철 대표의 가치투자 3편〉에서 이어집니다.
'2차전지 테마주' 열풍인데, 현대기아차를 주목해라? [이코노밋 l 최준철 대표의 가치투자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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