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실에서 걸어 나오는 한 청년.
무릎에 두 손을 짚고 구토하려고 합니다.
비틀거리며 건물로 들어간 청년은 2분 뒤 다시 나옵니다.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청입니다.
비틀거리던 청년은 CCTV 화면에서 사라집니다.
폭염 속에서 에어컨을 설치하다 열사병 증세로 숨진 27살 양 모 씨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당시 기온은 35도에 육박했습니다.
같이 작업하던 회사 관계자들은 양 씨의 모습을 모두 지켜봤지만 50분 가까이 지나서야 119에 신고했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지 20일이 넘어 마련된 분향소.
어머니는 아들의 영정 사진 앞에 무릎 꿇고 앉아 눈물만 쏟아냈습니다.
[신우정 양 씨 어머니]
"엄마가 미안해. 여기까지 데리고 와서 엄마가 너무 미안해."
장례는 치르지도 못했습니다.
발주처와 원청, 하청인 양 씨의 회사 누구도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었습니다.
[신우정 양 씨 어머니]
"그렇게 죽게 만들어서 미안했다고 제발 제발 한 사람이라도 와서 사과를 했으면 좋겠어요."
유족과 노동단체는 진상조사와 중대재해처벌법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또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박영민 공인노무사]
"시스템 설치 업체뿐만 아니라 원청인 삼성전자 담당자, 안전보건관리 담당자, 경영 담당자까지 다 불러서 신속하게 조사를 해야 되고..."
경찰과 노동 당국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원청과 양 씨 회사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장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