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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뺑뺑이 계속…소방노조 첫 의견 "환자거절 병원 제재해야"

입력 2024-08-19 15:36 수정 2024-08-1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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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실 인근에서 한 환자가 응급실 진료를 위해 구급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실 인근에서 한 환자가 응급실 진료를 위해 구급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료공백으로 응급 환자들이 병원에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방 노조가 이를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는 오늘(19일) 응급실 뺑뺑이 관련 첫 성명서를 내고 "정부와 소방청은 구급차에서 죽어가는 국민을 언제까지 방치할 거냐"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JTBC 뉴스룸은 기초생활수급자인 남성이 열사병으로 쓰러졌지만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한 사건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쓰러진 남성을 구조대원이 병원에 이송하려 했지만, 14곳 정도 병원에 연락을 돌려도 받아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결국 남성은 1시간 35분가량이 지나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했고, 열사병 진단을 받은 직후 사망했습니다.

서울소방노조는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구급차 뺑뺑이로 사망에 이른 국민이 벌써 작년 수치를 넘어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아무런 대책 없이 힘겨루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정부와 소방청, 의사협회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습니다.

노조는 구급대원들이 병원을 선정하고 이송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소방노조는 "현재 소방에서는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 도구(KTAS)와 스마트 응급의료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구급대가 이송 전 병원에 전화를 걸어 문의할 때 동일 환자에 대해 병원마다 분류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응급의료법 제48조 2항에 따르면 병원이 수용 불가 시 그 사유를 즉시 통보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실에서는 병원들이 119에 수용 불가 이유를 제대로 통보하지 않고 있으며 구급대가 병원에 전화 문의를 할 때 거절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병원에서는 '보호자를 데려와라', '음주자는 안 받는다', '관내 병원에서 해결하라' 등을 이유로 환자 수용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서울소방노조는 "이는 응급의료법 제6조 2항 응급의료 거부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정부는 이러한 불법적인 거절 행위에 대해 즉각 조사하고 관련 병원들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에 응급의료체계 개편도 촉구했습니다.

서울소방노조는 ▲병원 응급의료 능력 평가를 강화해 119 구급대의 환자 수용 및 이송률을 반영할 것 ▲통합되고 정확한 병원 정보를 119 구급대에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강화하고 병원 정보 시스템에 수용 불가 사유를 명확히 표시할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또 119 구급상황센터가 병원 선정 시 강제력을 가질 수 있도록 법적·행정적 권한을 부여하고 병원들의 정당하지 않은 이송 거절 행위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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