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교수들 사이에선 '이런 상황에 환자나 돌보는 건 천륜을 저버리는 것'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생명이 걸린 환자들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얘깁니다.
"자기 가족이 아파도 똑같이 말하겠느냐"는 환자들의 호소가 오늘(17일) 잇따랐는데 이희령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까지 불안한 마음을 놓지 못했습니다.
[윤성림/신경외과 외래환자 (서울대병원 본원) : 이거 어떻게 하나. 오늘 12시에 예약인데 (갑자기 오전 10시로) 조금 앞당겨서 오실 수 있냐고 묻더라고요. 중간에 빨리 오실 수 있냐고.]
한 간암 외래환자는 예정된 검사 중 일부만 받아야 했습니다.
[A씨/간암 환자 보호자 (서울대병원 본원) : 목요일 2시쯤에, 그냥 (문자 메시지로) 통보가 온 거죠. 지방에서 왔는데도 그런 건 전혀 상관이 없고…]
또 다른 환자도 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연금/유방암 4기 환자 (분당서울대병원) : 오늘 원래 2가지 과에서 진료가 있었는데, 다른 한 과는 오늘 휴진이라고 전화가 직접 왔어요.]
이뿐 아닙니다.
한 신장암 4기 환자는 진료와 항암 치료를 7월로 연기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서울대 의대 비대위는 무기한 휴진 방침을 밝히면서 중증 환자들 치료엔 차질이 없게 하겠다고 했는데, 말이 달랐던 겁니다.
이 환자는 "신장암 4기 환자가 중증 환자가 아니면 누가 중증 환자냐"고 항의했습니다.
문제가 되자 병원 측은 이 환자의 진료 일정을 새로 잡아줬다고 해명했습니다.
오늘 예정대로 진료를 받은 환자들도 마음을 놓지 못했습니다.
내일은 의협 총파업까지 예정돼 있는 상황, 환자들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박상미/십이지장암 3기 환자 (분당서울대병원) : 장기를 6개 자른 암 환자라, 8년째 다니거든요. 생명을 담보로 한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국민을 위해서 돌아오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