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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협조해주십사…" 고리원전, 이장들 모아 '술판' 워크숍

입력 2024-06-05 19:47

원전 "상생 행사였지만 참가자 관리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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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상생 행사였지만 참가자 관리 잘못"

[앵커]

부산 기장군에서는 수명이 다하는 고리 원전을 폐기할지 더 가동할지를 놓고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 가동하려면 주민 동의가 필요한데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고리원자력본부가 마을 이장 140명과 함께 1박 2일 술자리를 벌여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구석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술과 안주를 놓은 테이블 앞에서 춤추는 남녀는 부산 기장군 마을 이장들입니다.

버스 안에서도 춤과 노래는 이어집니다.

'이장협의회 역량 강화 워크숍'이라는 1박 2일 행사 모습입니다.

행사 이름은 역량 강화인데, 실상은 원전 홍보에 가까웠습니다.

[김중권/부산 기장군 교리5마을 이장 : 우리 이장님들이 많이 협조해달라, 마을 주민들한테도 홍보를 해서…]

첫날 원전 해체 기업을 방문했고 숙박 장소에선 고리원전 임직원이 직접 강연했습니다.

원전을 계속 운영하는 이점과 핵 연료 저장 시설 안정성을 홍보했습니다.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가장 민감해할 주제들입니다.

그런 뒤 술판이 벌어진 겁니다.

[김순종/부산 기장군 교리4마을 이장 : 이장님들 자기 스스로 이렇게 향응을 제공받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기장군은 원자력 발전소 5개가 모인 국내 최대 원자력 밀집 지역입니다.

발전소 근처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은 핵 정책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찬반이 갈립니다.

그래서 지자체도 '주민 동의 없는 원전 정책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세워왔습니다.

하지만 헛구호였습니다.

워크숍에는 고리원전 간부들은 물론이고 기장군청 간부들까지 동행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정종복/부산 기장군수 : (환송 행사 뒤) 읍면장이 따라갔는데 그랬다고 하면 문제가 있죠. 확인해 보고 앞으로…]

원전 측은 지역주민과 상생을 위한 행사였지만 참가자 관리를 잘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1박 2일 일정에는 수천만 원의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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