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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에서 1300여 명 집단 이주...'기후이민' 중남미 첫 사례

입력 2024-06-05 12:22 수정 2024-06-0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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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에 마을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저마다 옷가지, 서랍장 같은 살림살이를 잔뜩 들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3일 파나마 북동쪽 가르디 수그두브섬의 주민 1300여 명 중 300명이 먼저 배에 올라탔습니다.

앞으로 섬 주민 모두가 본토로 이주할 예정입니다.

주민들을 몰아낸 건 도로마다 집마다 침범해 들어오는 바닷물입니다.

[아틸리오 마르티네즈/이주민]
"최근 수십 년간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어리나 바닷가재, 우리가 먹고살던 것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남미에선 기후변화로 인한 첫 이민 사례입니다.

해수면이 올라오면서 그렇잖아도 작은 섬 위로 집이 다닥다닥 붙었습니다.

큰 길이 따로 없을 정돕니다.

건물이 수면 위로 비죽 튀어나와 있기도 합니다.

배수가 좋지 않아 동네 사람들과 화장실을 함께 써야 했고, 비가 오는 날이면 파도가 집까지 들이쳤습니다.

바위도, 말뚝도 높아지는 바다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첫 이주계획이 논의된 건 1990년인데,

그때까지만 해도 연평균 1mm씩 높아지던 해수면은 최근 매년 3.5mm씩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주를 더 미룰 수 없자 정부는 166억 원을 들여 본토 안에 주택단지를 새로 세웠습니다.

[나디아 에르난/이주민]
"제가 잃게 될 것들이요? 저 섬에선 익숙한 것들과 살았지만 이제는 아니죠. 여기 집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졌고, 그때 우린 전통방식으로 지은 집에 살았고요."

파나마 환경부는 2050년까지 해수면 상승으로 파나마 해안 영토의 2%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당국은 이 섬 외에도 앞으로 4만여 명을 더 이주시키기 위해 1조 66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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