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음주운전 차량을 몰래 쫓아간 뒤, 경찰에 신고했다고 협박하면서 돈을 뜯어낸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운전자가 돈을 주자 경찰에 전화해 잘못 본 거였다고 말을 바꿨는데, 이걸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일당과 음주운전자 모두를 붙잡았습니다.
윤정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람이 없는 새벽,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회색 SUV 차량이 들어옵니다.
곧이어 하얀 승용차가 따라와 멈춥니다.
승용차에서 내린 남성 2명, 회색 차로 다가가더니 운전석을 살핍니다.
이 남성들, SUV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한 걸 알고 따라왔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 차가 회전하면서 이쪽으로 들어갔을 거니까… 차가 많이 망가졌단 이야기를 들었어요.]
주차장 진입하면서 벽을 들이받은 SUV.
남성들은 조사원처럼 망가진 부분 사진도 찍습니다.
이걸 본 운전자는 "당신들 뭐냐"며 항의했습니다.
하지만 눈앞에서 남성 둘이 음주 운전으로 경찰에 신고하자 태세를 바꿨습니다.
이 남성들은 "60만 원을 주면 신고를 바로 취하하겠다"고 거래를 시도했습니다.
운전자는 송금했고 남성들은 경찰에 다시 전화했습니다.
"잘못 본 것 같다"고 "신고를 취하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곤 주차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이렇게 마무리되는가 싶었지만 잠시 뒤 경찰관들이 아파트에 들어옵니다.
운전자를 붙잡고 음주 측정을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음주 현장에서 음주 측정했고 면허 행정처분 수치가 나와서 지금 조사 진행 중입니다.]
면허 취소 수치였습니다.
알고 보니 신고 내용이 너무 자세했는데 갑자기 취하한 걸 이상하게 여긴 경찰관 촉 때문이었습니다.
돈으로 해결해 보려던 운전자는 결국 단속됐고 협박범들은 공동공갈 혐의로 붙잡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