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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계환의 지워진 메모…이종섭 측에 전할 '초안'이었다

입력 2024-03-15 18:59 수정 2024-03-1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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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호주대사로 떠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추적보도로 문을 열겠습니다. 뉴스룸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채 상병 수사 외압이 있던 걸로 의심되는 시기에 썼다가 지운 메모를 복원해 보도해 드렸는데, 이 메모가 김 사령관이 이종섭 당시 장관 측에 해병대 자체 수사 결과에는 문제가 없다 이렇게 호소한 메시지의 초안이었다는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먼저 유선의 기자 단독 보도 보시고 관련 의혹들 짚어드리겠습니다.

[기자]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쓴 메모입니다.

선으로 그어 지운 부분이 보입니다.

컬러 원본을 확보해 복구해보니 '장관님 : 제가 책임지고 넘기겠다(내일)'이라고 돼 있습니다.

지우지 않은 부분은 조금 더 다듬어 다른 페이지에 옮겨 썼습니다.

JTBC는 김 사령관이 지난해 8월 1일 박진희 국방부 장관 보좌관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보해, 김 사령관의 메모와 비교해 봤습니다.

먼저 이첩시기는 당시 해외 출장 중인 장관이 돌아오면 넘기겠다고 적혀 있습니다.

양 쪽에 모두 기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압 의혹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조사결과에 대해선 해병대의 수사 결과를 다시 봐도 문제가 없다, 그리고 사건을 국방부 조사본부로 넘겨 재검토하면 어떻겠냐고 건의합니다.

판박이처럼 똑같습니다.

김 사령관은 박 보좌관에게 이 메시지를 보내고 이종섭 장관과 통화하겠다고도 적었습니다.

메시지가 오간 날은 이 장관이 사건 이첩을 미루라고 지시한 다음날이고,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이 사건을 경찰로 넘겼다가 군검찰이 회수해 온 바로 전날입니다.

썼다 지운 부분은 메시지에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김 사령관은 법정에서 지운 부분이 "자신의 생각을 쓴 건지 다른 사람 얘기를 옮겨놓은 것인지 기억이 안 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우지 않은 메모가 장관 측에 보낸 메시지와 똑같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썼다 지운 내용을 포함해 메모 전체가 김 사령관이 장관에게 보고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초안이었던겁니다.

김 사령관이 외압 의혹이 불거질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차마, "제가 책임지고 넘기겠다"는 말을 못하고 이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일 수 있습니다.

해병대 최고 책임자가 외압 의혹 우려를 전하면서 경고했는데도 이 장관이 결국 사건 이첩을 중단시킨 배경에 수사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영상디자인 조승우 / 영상자막 김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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