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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화마 '달동네' 삼켰다…빈부격차가 가른 생사

입력 2024-02-07 16:25 수정 2024-02-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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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이 휩쓸고 간 자리는 온통 잿빛이 됐습니다.

칠레 산불 닷새째, 희망을 일구었던 일터와 집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회색 재만 남았습니다.

화마는 이번에도 가장 약한 곳부터 덮쳤습니다.

피해가 집중된 곳은 해안 휴양도시 비냐델마르 외곽에 있는 산비탈 마을입니다.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산악 지형 경사면에 난개발로 주택들이 우후죽순 들어섰습니다.

저소득층 주거지가 몰려있는 곳입니다.

루이스 파라 / 산불 생존자
“(시각장애인) 아버지와 여기서 함께 살았어요. 집에 돌아가보니 아버지는 이미 연기에 질식했어요. 더는 숨쉬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방재 시설은 잘 되어있지 않습니다.

마리아 말도나도 / 산불 생존자
“우리 골목의 집들이 모조리 불에 탔다고 들었어요. 새벽 1시에 도착했을 땐, 옆집이 완전히 타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진압에 사용할 물이 부족했고, 소방관들은 집 2채가 타고 있는 걸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죠. 이 마을 50채의 집 중 단 6채만 구할 수 있었어요.”

도로는 비좁아 소방대원이 제때 진입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자클린 아테나스 / 산불 생존자
"누군가 집에 휘발유를 뿌린 것처럼 불이 붙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루아침에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임시 텐트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후안 베나비데스 / 자원봉사자
“피해자는 수천 명에 달합니다. 우리는 그들을 돕고 있으며, 식품이나 옷, 화장지 같은 생필품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가능한 한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도울 것입니다.”

칠레 재난 당국은 이번 산불로 사망한 사람이 최소 122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아직 100여 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2010년 대지진 이후 가장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거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당국은 일부 산불이 실화나 방화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용의자 2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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