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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클뉴스]에어백 시험을 타이머로? 34년 전 시작된 시험 조작

입력 2023-12-21 16:24 수정 2023-12-21 16:28

일본 다이하쓰 174건 인증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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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이하쓰 174건 인증 부정

일본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기술'일 겁니다. 그런데 이 신뢰가 무너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것도 자동차 시장에서 말입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오늘(21일) 도요타 자회사인 다이하쓰공업 본사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바로 '인증 비리' 때문입니다.
 
일본 국토교통성 관계자들이 21일 오사카에 있는 다이하쓰공업 본사를 방문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일본 국토교통성 관계자들이 21일 오사카에 있는 다이하쓰공업 본사를 방문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에어백 검사 '타이머'로 조절?

앞서 말씀드린 대로 다이하쓰는 도요타 자회사입니다. 도요타는 세계 1위의 자동차 기업이죠. 주문자 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도요타의 프로박스, 루미 등 22개 차종 등 총 64개 차종을 생산하는 회사기도 합니다. 일본 경차 시장에선 시장 점유율이 33%에 달할 정도로 강자인 다이하쓰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어제(20일) 이뤄진 제3자 조사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다이하쓰의 인증 비리는 무려 34년 전인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충돌 시험이나 배기가스 시험, 연비 시험 등을 하면서 총 174건의 비리를 저지른 겁니다. 일본을 충격에 빠뜨린 인증 비리.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에어백 검사입니다.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에어백이 자동으로 터지면서 운전자를 보호하게 되어 있는데요. 다이하쓰는 이 에어백 검사를 하면서 '타이머'로 조절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충격 센서가 감지해 자동으로 에어백이 터져야 했던 건데, 이걸 타이머로 조작한 겁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TV아사히에 따르면 충돌시험에선 실제로 실시한 데이터가 아닌, 사전에 한 '리허설' 당시의 데이터로 갈아치워 인증을 통과하도록 했습니다.
지난 20일 오후 도쿄에서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다이하쓰공업 경영진이 허리를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지난 20일 오후 도쿄에서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다이하쓰공업 경영진이 허리를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일본 언론 “단기 개발에 치중하다 보니”

왜 이런 일이 오랜 시간 걸쳐 발생한 것일까요.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2014년 이후 이런 부정이 급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011년에 다이하쓰가 경차 개발을 대폭 단축하는데 이 '성공 경험'이 독이 됐다는 겁니다. 부정에 연루된 직원이 한두 명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만연해 있었던 것은 개발 기간을 무리하게 단축하도록 한 회사 경영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겁니다.

대규모 부정이 발각되면서 다이하쓰는 어제부터 문제 차량의 출고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요미우리는 다이하쓰 문제로 모회사인 도요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이하쓰는 기존에 판매된 차량에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대규모 리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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