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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지겠다" LH 임원 사직…알고보니 '이미 임기 만기'

입력 2023-08-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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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LH 임원들이 '꼼수 사퇴'를 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철근 누락 사태'에 대해 책임지겠다며 임원 전원의 사직서를 받았는데요, 우선 이한진 LH 사장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이한준/LH 사장 : 조직이 이렇게 망가지고 위계도 없고 체계가 없고 기본적인 것조차 상실한 이 조직을 혁신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로 상임이사 모두에 대한 사표를 일단 제출받았습니다.]

이렇게 고개를 숙이며 인적 쇄신안을 내놓았는데요, 철근 빠진 아파트가 애초 발표한 15곳 말고도 5곳 더 있었다며, 상임이사 5명이 책임지고 모두 물러나겠다고 한 겁니다.

국민주거복지본부장 하모 씨와 국토도시개발본부장 신모 씨는 지난달 25일 임기가 끝난 상태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부사장 박모 씨와 공정경영혁신본부장 오모 씨의 임기는 50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한 명은 임기가 1년 반 남은 지역균형발전본부장 박 모 씨인데, 사표를 냈지만 수리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자 결국 사퇴한 4명은 임기가 이미 지났거나, 거의 다 채웠고 임기 많이 남은 1명은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거네요? 이거, 무늬만 사퇴 아닙니까?

[기자]

사퇴가 사퇴가 아닌 겁니다. 이러자 사실상 상임이사 중에 자신의 임기를 포기하며 책임진 사람은 없는 게 아니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하지만 LH의 '임원 꼼수 사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요?

[기자]

전·현직 직원 간 유착이 원인으로 지목된 재작년 'LH 투기사태' 때도 LH는 책임을 지겠다며 상임이사 4명의 사표를 받았습니다.

그때도 2명은 임기를 불과 9일 남겨둔 상태였습니다.

[앵커]

여기서 한 가지 더, 정부가 "LH 전관 카르텔을 깨겠다"고 공언했지만, 여전히 전관업체들이 계약을 싹쓸이하고 있는데, 이 중엔 이미 '철근 누락 아파트를 설계해서 문제가 된 곳'도 포함됐다고요?

[기자]

네, LH가 용역을 준 감리와 설계를 하나씩 따져봤더니 놀랍게도 6건의 계약을 모두 전관 업체가 따냈습니다.

이 가운데는 철근 빠진 아파트의 설계나 감리를 맡아 수사를 받는 곳들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어제(15일) LH에 전관 업체와의 계약 절차를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두고 감독기관인 국토부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과 원희룡 장관이 보름 전 잇따라 "전관 카르텔을 깨겠다"고 선언했는데도 국토부가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아서 전관 업체가 100% 일감을 가져갔기 때문입니다.

[앵커]

대통령과 장관이 수차례 지시를 내려도 전관예우 카르텔을 깨뜨리는 게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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