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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 전 위원장 "후쿠시마 12배 방사성물질 방출 우려 롯카쇼무라"

입력 2023-08-13 08:53 수정 2023-08-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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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 전 원자력안전위원장이 지난 11일 JTBC 사옥에서 일본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의 방사성물질 방출 우려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지윤 기자〉

강정민 전 원자력안전위원장이 지난 11일 JTBC 사옥에서 일본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의 방사성물질 방출 우려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지윤 기자〉

"일본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 이곳은 후쿠시마 오염수보다 매년 12배 많은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를 방출할 우려가 있습니다"

강정민 전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지난 11일 '일본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라고 적힌 일본 원자력연료주식회사(JNFL)의 자료를 보여주며 "이 일본 재처리시설이 가동되면 후쿠시마 오염수보다 훨씬 많은 양의 방사성 물질이 나와 심각한 환경 오염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일본 원자력원료주식회사 홈페이지에는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 준공 시점과 연간 처리할 수 있는 사용후핵연료 분량 등이 언급돼 있다.〈출처 : 일본 원자력연료 주식회사 홈페이지〉

일본 원자력원료주식회사 홈페이지에는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 준공 시점과 연간 처리할 수 있는 사용후핵연료 분량 등이 언급돼 있다.〈출처 : 일본 원자력연료 주식회사 홈페이지〉


태평양 연안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에 위치한 재처리시설은 사용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분리하는 공장입니다. 이 시설은 연간 800톤의 사용후 핵연료를 처리할 수 있으며, 여기에서 매년 8톤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일본 원자력연료주식회사(JNFL)는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을 하는 공기업으로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 운영사입니다.
 
일본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연간 방출될 수 있는 방사성물질〈자료=일본원자력연료주식회사 '롯카쇼 재처리시설 및 MOX 연료가공 시설에서의 신규제 기준에 대한 적합성'〉

일본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연간 방출될 수 있는 방사성물질〈자료=일본원자력연료주식회사 '롯카쇼 재처리시설 및 MOX 연료가공 시설에서의 신규제 기준에 대한 적합성'〉

일본 원자력연료주식회사가 2019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은 연간 9700조 베크렐의 삼중수소를 해양으로, 1000조 베크렐의 삼중수소를 대기로 방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저장된 삼중수소 양은 약 850조 베크렐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연간 재처리시설에서 방출할 삼중수소 양이 후쿠시마 원전 전체 오염수에 저장된 것의 12.6배에 육박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 뿐만 아니라 매년 16만조 베크렐의 크립톤85, 51조 베크렐의 탄소14와 1630억 베크렐의 방사성 요오드도 뿜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일본 원자력연료주식회사의 자료에 근거한 내용입니다. 전부 걸러지지 않는 방사성 물질이고, 방사성 요오드는 갑상선암 유발 물질입니다.

강 전 위원장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은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 가동을 염두에 두고 삼중수소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입니다.
일본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 전경 〈출처 : 일본원자력연료주식회사 홈페이지〉

일본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 전경 〈출처 : 일본원자력연료주식회사 홈페이지〉


1993년에 착공한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은 1997년 완공될 예정이었는데, 그동안 25차례 준공이 미뤄졌습니다.

강 전 위원장은 그 이유에 대해 "사용후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한 뒤 나오는 찌꺼기 물질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지 않도록 처리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문제가 생겼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안전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핵폐기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는 문제와 관련된 기술적 문제를 극복했다고 일본 원자력원료주식회사가 공개한 자료〈자료 = 일본 원자력원료주식회사 '재처리공장에서 핵폐기물을 액체화해서 유리체로 만드는 시험에 대해'〉

핵폐기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는 문제와 관련된 기술적 문제를 극복했다고 일본 원자력원료주식회사가 공개한 자료〈자료 = 일본 원자력원료주식회사 '재처리공장에서 핵폐기물을 액체화해서 유리체로 만드는 시험에 대해'〉


하지만 일본 원자력연료주식회사는 지난해 기술적 문제가 극복됐다고 밝혔고, 지난달 28일 기준 재처리시설 건설 진행율은 99%입니다.

롯카쇼무라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은 평화적으로 원자력발전소 핵연료로 사용하겠다는 게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잠재적으로 핵무기 물질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사용후핵연료에서 추출된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은 핵무기 물질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강 전 위원장은 "플루토늄은 우라늄과 섞는 제조 과정을 거쳐야 원자력발전소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데, 그 비용이 우라늄만을 핵연료로 사용하는 것보다 10배 비싸고 성능도 안 좋기 때문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고 의심했습니다.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이 가동되려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돼 이미 오랜 기간 지어졌기 때문에 일본이 조만간 가동할 것이라고 강 전 위원장은 확신합니다. 일본 경제산업상은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 건설과 운영 비용은 13.9조엔(한국 돈 127조원)'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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