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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뛴 아이스크림 가격…유독 많이 오른 이유는?

입력 2023-08-07 16:45 수정 2023-08-0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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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7월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는 118.99로 지난해 동월 대비 10.7% 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7월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는 118.99로 지난해 동월 대비 10.7% 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스크림 가격이 1년 전보다 10% 넘게 올랐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는 118.99로 조사됐습니다. 1년 전보다 아이스크림 가격이 10.7% 오른 건데요.

전체 물가 상승률(2.3%)과 비교해 보면 아이스크림이 유독 많이 오른 걸 알 수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왜 이렇게 가격이 많이 오른 걸까요.
 

“원·부자재 가격 인상”


최근 가격이 오른 모든 품목이 그렇듯, 아이스크림도 원재료 가격이 올랐습니다.

아이스크림 종류마다 다르지만,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은 원유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죠.

실제 지난해 원유 가격이 리터당 49원 오른 뒤 아이스크림 가격은 10~20% 상승했습니다.

설탕 가격도 올랐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올해 1월 116.8이었던 설탕 가격지수는 4달 연속 상승해 지난 5월 157.2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인건비와 전기료, 물류비 등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올라 아이스크림 가격도 오르게 된 겁니다.

그런데 빙과업계에서는 아이스크림이 다른 식료품에 비해 가격이 낮다 보니, 조금만 가격을 올려도 퍼센트로는 크게 오른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 빙과업체 관계자는 “바 아이스크림은 소매점에서 6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면서 “500원에서 600원으로 가격을 100원 올리면 20%가 오르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다른 디저트들과 비교하면 아이스크림이 아주 비싼 건 아닌 만큼, 퍼센트보다는 가격 그 자체로 봐 달라”고 했습니다.
 

과자·빵·라면은 내렸는데…아이스크림만 오른다?

 
정부의 식료품 가격 인하 압박에 라면과 과자, 빵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이 인하됐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식료품 가격 인하 압박에 라면과 과자, 빵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이 인하됐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정부는 식료품 가격 인상 자제를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전반적인 물가가 크게 오르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자주 사 먹는 식료품 가격까지 크게 오르면 서민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죠.

정부 기조에 따라 최근 라면 업계와 제과업계 등은 일부 라면과 과자 가격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은 올해 2월 업계가 가격을 한 차례 올린 뒤 인상된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아이스크림의 경우 특히 가격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앞선 빙과업계 관계자는 “빙과 종류는 공급가 자체가 워낙 낮아 영업이익률이 특히 더 낮은 편”이라면서 “게다가 낮은 출산율로 아이들이 줄어 소비 자체가 줄어들고, 아이스크림 대신 커피나 다른 디저트 등 대체재가 늘어나면서 빙과 시장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10월부터 원유가격 인상 적용…“더 오를 수도”


문제는 하반기에도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요인이 많다는 점입니다.
 
올해 원유 가격은 인상은 리터당 88원으로 결정됐다. 인상분은 오는 10월부터 적용된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원유 가격은 인상은 리터당 88원으로 결정됐다. 인상분은 오는 10월부터 적용된다. 〈사진=연합뉴스〉

우선 올해 원유가격이 올랐습니다. 흰 우유 등 신선 유제품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는 리터당 88원, 치즈 등 가공 유제품 재료인 '가공유용 원유'도 리터당 87원 올랐죠. 인상분은 10월부터 적용됩니다.

우유 가격 인상에 따라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 가격도 또 오를 수 있는 겁니다.

석병훈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원유 가격이 49원 올랐을 때도 아이스크림 가격이 10% 넘게 상승했었다”면서 “올해는 원유 가격이 더 크게 올랐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가격도 더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편의점 등 일부 유통 채널에서의 가격 인상도 있을 수 있습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2월 아이스크림 가격을 한 차례 올릴 때 편의점 아이스크림 가격은 올리지 못했습니다. 지난 7월에서야 편의점 업계와 합의해 일부 아이스크림의 편의점 공급가를 25% 올리기로 했었죠.

하지만 최근 물가 상승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면서 편의점 업계가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편의점에 공급되는 롯데웰푸드 아이스크림 가격이 오르더라도, 소비자 판매 가격을 올리지는 않기로 한 겁니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은 여름에 수요가 가장 많고, 최근 물가 인상에 대한 부담도 있는 만큼 지금으로써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만 공급가가 올라 낮아진 마진율을 현재 본사와 가맹점주들이 함께 부담하고 있는 구조”라면서 “언제까지나 가격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소비자들은 식료품 가격 인상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 있다”면서 “원유가격 인상 등 원부자재 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업계도 다른 부분에서의 비용 혁신을 위해 우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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