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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한·일 정상회담…기시다는 '사과 대신 후쿠시마'?

입력 2023-05-03 18:22 수정 2023-05-0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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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일 고위 당국자가 오는 7일에 있을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러 만났습니다. 양국 모두 경제·안보 협력이 주로 논의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굳이 G7 정상회의 전에 서둘러 한국을 찾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어떠한 내용인지 유한울 체커가 알려드립니다.

[기자]

오늘(3일) 준비한 소식은요. < 사과 대신 후쿠시마? > 입니다. '조익신 국장대행 체제', 오늘로 사흘째입니다. 내일 하루 남았지만요, 저는 이미 결론을 내렸습니다. "조 대행은 '악덕 대행'이다"로 말입니다. 어제 본인은 "권한대행에 불과하다"고 하더니, 결국 오늘 '뉴스픽'을 '회담픽'으로 바꿔버렸습니다.

'회담 1픽'은 한일 정상회담 속보입니다. 오늘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습니다. 국가안전보장국장의 방한은 2014년 이후 처음입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7일에 있을 한일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 중인데요. 지난번 회담 때 출범하기로 했던 한일 NSC 경제·안보대화 회의를 처음 갖는다는 점에서도 이번 방한은 의의를 갖습니다. 윤 대통령은 어제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도 한일 관계의 중요성,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합니다.

[장동혁/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어제 / 음성대역) : 윤 대통령은 셔틀외교의 물꼬를 트는 것을 계기로 한·일 관계를 더 지속해서 발전적으로 이끌어나가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지금 한·일, 한·미 관계가 복원되는 것을 기초로 해서 한·미·일 관계가 더욱 공고하고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발전적 관계'라는 단어를 들으니, 윤 대통령의 '무릎' 발언이 다시 떠오르는데요. 주어 논란 끝에 정리된 발언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 "저는 '100년 전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였죠. 과거보다는 미래를 생각하자는 취지였을 텐데요. 그런데 여기서 논란의 진원을 따져 보면, 이른바 '성의 있는 호응'을 보이지 않는 일본이 있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현지시간 3월 16일) : 얼마 전 한국 정부는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에 관한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그때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에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양국이 한일 정상회담을 공식화하니까 '성의 있는 호응', 야당에서는 다시 한번 '촉구'했고요. 여당에서도 이번에는 '기대'하고 있는데요.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기시다 총리의 입장에서는 이미 4월 지방선거에서 한·일 회담 이후에 압도적 승리를 거두고 지지율 50% 이상을 얻는 성과를 거뒀고, 이제는 한·일 관계의 정상화가 본인의 정치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기시다 총리의 입장에서는 현상에서 적어도 김대중-오부치의 그 어떤 사과 선언 그 내용에 준하거나 또는 그 이상의 것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저는 기대합니다.]

하지만 일본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이번 회담에서 역사 인식 계승을 표명할 방침이라고 보도했습니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하면서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데요. 결국 지난 정상회담 때 발언에서 더 나아가는 '성의 있는 호응'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 이 문제는 기시다 총리 개인 생각으로 정리할 수 없다는 데서 찾는데요. 바로 일본 정치권에 포진해 있는 극우 세력 때문입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 당시 '오므라이스 2차'도 못마땅해 했다고 하죠.

[호사카 유지/세종대 교수 (CBS '김현정의 뉴스쇼' / 3월 17일) : 해주면 되는데 못 해요. 왜냐하면 극우파들이 일본 자민당 내에서도 4분의 1에서 3분의 1은 아직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극우파들이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만드는 모임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그 대표가 아까 갔던 제3자 변제에도 문제가 있다, 그리고 왜 오므라이스 먹으러 가느냐. {그것도 뭐라 그래요?} 예.]

대통령실도 이 과거사 문제보다는 경제·안보 협력 문제가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의 앞당겨진 방한, 전문가들은 또 다른 의도가 있을 것으로 의심하는데요.

[김준형/전 국립외교원장 (CPBC '김혜영의 뉴스공감' / 어제) : 지금은 일본에 필요성이 있는 겁니다. 왜냐하면 5월에 있는 G7이 있으니까 거기에 한국을 초청하는 게 확실해졌고 그러면 한국한테 뭘 바라는 게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후쿠시마 방류 같은 거는 한국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나머지 국가들한테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거든요. 그걸 포함해서 일본 쪽이 당긴 것은 일본 쪽의 어젠다, 원하는 어젠다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실제 일본은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환경장관 회의에서 이미 망신을 당했습니다. "주요국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지지했다"고 밝혔다가, 독일에 반박 당하고서는 발언을 정정한 것입니다. 따라서 정상회의에서 G7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면 가장 가깝고, 또 가장 영향을 받을 우리나라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슈테피 렘케/독일 환경부 장관 (현지시간 지난달 16일) : 후쿠시마 사고에 대한 추가적인 처리 문제는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직면한 매우 큰 책임입니다. 저는 이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지만, 각국의 환경부 장관들이 오염된 물질을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방류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직면하고 처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은 과연 기시다 총리의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줄까요. 윤 대통령, 앞서 방일 당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를 해서, 곤욕을 치른 바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근거 없는 오보"라고 일축했고, 정부도 함께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뒤에야 논란은 잠잠해졌죠. 이번에도 국민들이, 또 정치권이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특히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계획의 전면 철회, 그리고 양국 공동조사를 반드시 관철하기 바랍니다. 또 다른 일본 퍼주기, 일본 '호갱외교'를 우리 국민은 용납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를 저버리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두 번째 '회담픽', < "어떻게 하라고?" > 입니다. 한미 정상회담 후폭풍을 정리해드릴 텐데요. 윤 대통령, 어제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출입 기자단과 '김떡순'으로 깜짝 오찬을 했습니다. 하지만 기자들에게는 밥 먹는 자리도 취재 현장입니다. '김떡순'만 즐기고 있을 수 없겠죠. 중국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반발하는 것을 두고서 질문 들어갔는데요. 윤 대통령의 답변은 한 마디로 "어떻게 하라고?" 였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윤 대통령은 "중국이 이의를 제기하고 비판하려면 (북한의) 핵 위협을 줄여주든가, 안보리 제재는 지켜줘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에 대해 (대북) 제재에 전혀 동참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하라는 얘기냐"며 한미가 핵을 포함한 확장억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데 대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이어가고 있는 '미국 초밀착 행보'의 책임을 중국한테 돌리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윤 대통령이 저녁 자리에서도 관련 발언을 이어갔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우리가 저자세로 나가면 중국에서 업신여긴다"면서 "한미일 삼각동맹이 구축돼야 북한이나 중국이 우리를 함부로 하지 못 한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중국에 그동안 쌓였던 불만을 어제 하루 쏟아냈다는 인상이 드는데요. 하지만 중국과 완전히 척을 지기에는 여러 모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도 잊으면 안 되겠죠.

[김대종/세종대 교수 (YTN '생생경제' / 지난 1일) :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3%가 중국입니다. 홍콩과 중국이고 전체 수출의 15%가 미국, 그다음에 6%가 일본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전체 교역의 3분의 1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중국이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한국에 수입을 안 했기 때문에 이렇게 우리나라가 가장 크게 영향을 받았다.]

네, 그 결과가 이틀 전 산업부가 발표한 수치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무역수지가 1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입니다. 90년대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인데요. 수입보다도 수출이 더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수출 감소는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41%나 감소한 영향이 큰데요. 이 반도체 수출의 경우에는 대중 의존도가 더 심각해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60%나 됩니다. 지금까지야 중국 경제가 어려워서 그랬다고 해도, 앞으로가 또 문제인데요.

[이욱연/서강대 교수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반도체를 수입하는 중국 기업에 대해서 어느 나라 반도체를 쓰는지 전수조사를 시작했다는 것 아닙니까. 명시적으로는 '한국 반도체 쓰지 말아라' 이 얘기는 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정부에서 그렇게 나오면 기업에서는 그 메시지를 알아듣죠, 중국 기업은. 거기에다가 '우리는 한국 반도체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못 쓰잖아요. 그런 식으로 사드와 유사한 형태로 경제적인 조치들이 나올 수 있죠, 중국에서는. 서서히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우리는 관여한 바 없다' 중국 정부는 그렇게 얘기할 것이고…]

이 때문에 우리가 좀 더 전략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주문은 여권에서도 나옵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극한 북중러 중에, 적어도 중국은 '갈라치기'해서 관계 개선에 힘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세 번째 '회담픽', < 독재자 아들도 OK > 로 넘어갑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필리핀 정상이 만났습니다. 필리핀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대치 중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한 필리핀에 "철통 같은 방위 공약"을 다시 한번 약속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일) : 미국은 남중국해를 포함한 필리핀 방위에 대한 철통같은 공약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필리핀의 군사 현대화 목표를 계속 지원할 것입니다.]

'철통 같은 방위 공약', 우리나라에만 쓰는 표현이 아니었나 봅니다. 이쯤 되면 중국 포위망을 좁혀 나갈 때마다 나오는 일종의 '철통 레토릭'이 아닌가 싶은데요. '반중 스크럼'에 계속 각국 정상을 끌어 모으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 의원 시절 '독재자'라고 비판했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아들입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 부분을 지적하면서, "중국 견제를 위해 독재자 가문의 후계자에게 구애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처음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마주했을 때만 해도, 날을 세우면서도 '적정선'은 지키기로 합의했던 바이든 대통령이었는데요.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해 11월 14일) : 우리는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지만 갈등을 바라지 않습니다. 나는 미·중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고자 합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현지시간 지난해 11월 14일) : 역사는 최고의 교과서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인도해야 합니다.]

그때와 지금 다른 점, 그때는 중간선거를 이겼고 지금은 내년 대선을 앞뒀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발을 들인 '반중 스크럼', 바이든 대통령이 어디까지 뻗어 나갈지는 앞으로도 국제 정세에도 능통한 '회담픽'에서 계속 지켜봐주시고요.

오늘의 뉴스픽3는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아보시죠. 뉴스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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