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건설현장의 안전은 왜 이처럼 지키기 어려울까. 현장 노동자들은 소속 회사 따로, 지시하는 사람 따로인 복잡한 하청구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박민규 기자가 이어갑니다.
[기자]
월례비 근절 선언 뒤에도 노사 갈등은 그대로입니다.
'준법 근로'하는 기사는 쓰지 않겠다는 업체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영훈/민주노총 건설노조 인천경기타워크레인지부 : 52시간을 지키겠다는 이유로, 위험 작업을 안 하겠다는 이유로 채용을 거부하고…교섭 자체가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현장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건설현장이 안전해지려면 이 문제 살펴봐야 합니다.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불법 다단계 구조입니다.
조희선 씨는 30년 넘게 타워크레인을 몰았습니다.
그런데 소속된 곳 따로, 일하는 곳 따로입니다.
[조희선/33년 차 타워크레인 기사 : 임대사는 이제 저희한테 월급을 주는 회사가 되는 거고요. 일은, 지시는 원청에서 받고…]
시공사는 전문건설업체에 하청을 줍니다.
여기에 토목과 기계, 전기 등 여러 갈래로 또 내려갑니다.
타워 기사들은 이런 재하청 구조 속에서 다른 업체 지시를 받습니다.
[김경수/한국노총 타워크레인노조 국장 : 불법 작업을 지시한 원청이나 단종사(전문업체) 그 사람들은 어떻게 제재할 거예요. 지시한 대로 한 사람이 죄가 다 덮어 쓰이고 악마화되고…]
공사 기간이 길어지면 갈길 바쁜 건설사들도 피해를 봅니다.
노동자만 비난하는 걸 넘어 원하청 노사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송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