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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MBC 배제는 헌법수호 위한 부득이한 조치"

입력 2022-11-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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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처음 가진 도어스테핑에서 작정한 듯 MBC를 비판했습니다. "가짜뉴스로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다" 이런 표현을 했는데요. 이후에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에 거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여야 국회의원들은 조금 전 22년 만에 친선 축구경기를 했는데요. 운동장 분위기는 좋았지만, 국회 내에서는 여전히 힘겨루기가 이어졌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윤석열 정부의 상징, 바로 도어스테핑, 출근길 약식 질의응답이죠. 이태원 참사 이후 열하루 만이었던 지난 10일 도어스테핑이 있었고, 해외순방을 마치고 온 후 다시 8일 만인 오늘(18일) 윤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 섰습니다. 대통령 전용기에 MBC 취재 기자 탑승을 배제한 것에 대해서, 작심한 듯 입을 열었는데요. '선택적 언론관'이란 비판엔 "언론과 국민들의 비판엔 마음이 열려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MBC의 보도는 '가짜뉴스'고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했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자유롭게 비판하시기를 저는 바라고요. 다만,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는 우리 국가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그런 가짜 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그런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MBC 기자 배제는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이라고까지 말했는데요. 헌법에는 국가 안보와 동맹관계에 대해 직접 명시한 부분은 없습니다. 언론의 자유에 대한 조항은 있죠. 지난 UN총회 연설에서만 '자유'를 21번 외쳤던 윤 대통령, 오늘은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다면서도, '책임'의 중요성을 더 강조했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사법부가 사실과 다른 그런 증거를 조작하고 해서 만약에 어떤 판결을 했다고 할 때, 독립기관이니까 거기에 대해서 문제 삼으면 안 된다고 하실 건 아니지 않습니까?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언론의 책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콕 집어서 MBC를 '악의적'이라고 말하자, 현장에 있던 MBC 기자도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의 '악의적'이란 언급, 아마도 지난 해외순방 당시 논란이 됐던 비속어 발언에 대한 거겠죠. 이른바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공방입니다. '뭐가 악의적이냐'고 질문을 했는데, 윤 대통령은 말없이 자리를 떴습니다.

[{MBC가 뭐를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죠? 뭐가 악의적이에요?}]

윤 대통령이 이렇게 도어스테핑을 마무리하자, 대통령실 이기정 홍보기획 비서관이 나섰습니다. "기자가 그러면 안 된다"고 한 겁니다. 이 비서관 역시 YTN 기자 출신인데요. MBC 기자가 "기자 출신이 이러면 안 된다. 질문도 못하느냐"고 반박했는데, 결국 큰 소리를 내는 언쟁으로 번졌습니다. "반말하지 말라" "말꼬리 잡지 말라", "군사 독재 정권이냐"는 얘기까지 나왔는데, 당시 장면 직접 보시죠.

[아니, 뭐가 가짜뉴스예요? 뭐가 가짜 뉴스!! 아니 그럼 질문도 못해요? {아니 질문하는 게 아니라…} 질문하라고 단상 만들어놓은 거 아니에요? {말씀하시고 끝났잖아! 그렇게 했잖아.} 반말하지 마세요. {아니 반말, 말꼬리 잡지 마세요. 그렇게} 말꼬리를 누가 잡아요! 질문 질답 끝났는데 말꼬리를 비서관님이 잡았잖아요! {아직도 이해를 못 했네.} 말조심하세요! {아직도 그래. '말조심하세요'가 아니라 보도를 잘 하세요! 정말 거…} 그럼 대통령님이 말씀하신거잖아요! 그게 저희가 지어낸 거예요? {아니 끝나시고 질문하셨잖아요.} 영상이 있는데 왜 그걸 부정해요! {예의가 없어요! 왜이렇게.} 뭐가 악의적이에요? 지금 공개석상에서 뭐가 악의적이라고 하는거 냐고요! {말씀하시는 게…} 저희가 뭘 조작했다는 거예요! {왜 몰라요 자기가 그래놓고.} 증거를 내봐요, 그러면!! 분석한 거 있다면서요! 증거를 내놓으라고요! 내놓지도 못하면서!!! {이야… 아직도 이렇게 듣네?} 아직도?? 그럼 뭐 지금 무슨 시대, 뭐 군사정권이에요? 여기가? 아직도라뇨! {군사정권? 왜 군사정권이라는 말이 나와요 예?!} 이렇게 독재적으로 하는 게 어디있어요?! 이런 편협한 언론관이 문제인거예요 대통령실에!! {예~~ 예~~~}]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 지 1시간여 만에, 대통령실은 입장을 내놨는데요. 이재명 부대변인 명의의 서면브리핑입니다. '무엇이 악의적이냐'는 MBC 기자 질문에 대한 답변인데요. 10가지 이유를 들면서 반박했는데, 전문엔 '악의'라는 단어가 12번 등장합니다. '바이든 VS 날리면' 공방부터, 과거 광우병 관련 보도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집회 때 '딱 보니 100만명'이라고 했던 일까지 문제 삼았습니다.

[이재명/대통령실 부대변인 (음성대역) : 첫째, 음성 전문가도 확인하기 힘든 말을 자막으로 만들어 무한 반복했습니다. 이게 악의적입니다. 둘째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 국회 앞에 미국이란 말을 괄호 안에 넣어 미 의회를 향해 비속어를 쓴 것처럼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거짓 방송을 했습니다. 이게 악의적입니다.]

국민의힘 역시 MBC에 대한 비판의 수위, 끌어올릴 대로 올린 상태입니다. MBC에 광고를 하는 대기업까지 문제 삼는 발언이 당 지도부에서부터 나왔습니다. 특정기업을 콕 짚기도 했습니다.

[김상훈/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어제) : MBC의 각종 프로그램은 유력 대기업의 광고로 도배가 되고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이자 국민의 기업인 삼성과 여러 기업들이 MBC에 광고로 동력을 제공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이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역설합니다.]

여당 과방위 간사도 거들고 나섰습니다. 박성중 의원은 민주당 계열 정부에서도 언론통제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기자실을 폐쇄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남북고위급 회담 당시 특정 언론을 취재에서 배제했다는 겁니다. 이런 언급 끝엔, 이건 '무언의 압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성중/국회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공정방송이기를 포기한 방송사, 또 국익까지 해치는 방송사에 대해서 이 광고를 주고 안 주고는 기업의 자유겠지만, 한 번 언급은 할 필요가 있다. 저희들이라고 광고를 완전히 끊겠다, 그런 차원이겠습니까? 이제 더 공영방송을 하라, 이런 차원의 하나의 어떤 무언의 압력이다.]

민주당에선 "악의적인 태도를 보인 건 (MBC가 아니라) 윤 대통령"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기업의 언론 광고까지 문제 삼는 건 과거 군사독재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는데요. 당 언론자유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민정 의원은 "1970년대 중앙정보부도 은밀하게 광고주들을 불러 광고 취소를 압박한 게 동아일보 광고 탄압 사태"라면서 국민의힘은 오히려 공개적으로 광고를 통한 언론탄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 시절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중앙정보부조차 은밀하게 했던 이 광고 탄압을 국민의힘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입니다. 대한민국 대기업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면 이렇게 대놓고 광고 오더를 내리는 것입니까?]

윤 대통령, MBC 기자를 전용기에서 배제했을 뿐 아니라, 특정 언론사 기자들을 따로 불러서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누기도 했죠. '언론 길들이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는데, 이렇게 답했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글쎄, 뭐 거기에 대해선 제 개인적인 일입니다. 제가 뭐 취재에 응한 것도 아니고…자, 또… {공적인 공간이었는데요?} 또 없으신가요?]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런 평가를 내놨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이 정부의 참 놀라움은 너무 모든 걸 대놓고 해서 우리를 참 놀랍게 하죠. 전용기에서 기자 두 사람만 부른 것도요. 다 보고 있는데 부른 거잖아요, 몰래 부른 것도 아니고. 이걸 용기 있다고 해야 되나, 아니면 세상 물정 모른다고 해야 되나.]

관련 소식,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고요. 잠깐 이례적으로 따뜻한 소식도 전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국회에선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여야 국회의원들의 친선 축구경기가 열렸는데요. 국회의원축구연맹 회장인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주최합니다. 정 비대위원장은 "축구경기를 통해서라도 여야가 협력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각각 당 색에 맞춰서 빨강과 파랑 유니폼을 맞춰 입고 국회 운동장에 모였는데요. 여성 의원들도 여럿 출전해서 눈길을 쓸었습니다. 당초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대회가 계획됐었는데, 두차례 연기가 됐습니다. 국민의힘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 때문에, 민주당은 당사 압수수색 때문에 한 차례씩 연기가 됐던 건데요. 결국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이틀 앞둔 오늘 열리게 됐습니다. 대회가 끝나면, 국회의장 주재로 저녁을 함께 먹을 거라고 하는데요. 사사건건 다투던 여야가, 스포츠 정신으로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승패와 경기 내용에 따라, 은근한 신경전도 있을 듯합니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과는 달리, 국회 건물 안에선 힘겨루기 내지는 줄다리기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죠. 바로 639조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서입니다. 정부 여당은 국민의힘이지만, 국회에서 여당은 민주당입니다. '윤석열 표' 예산은 깎고, '이재명 표' 예산은 늘리고 있단 얘기가 나오는데요. 국민의힘은 '예산 칼질을 통한 대선 불복'이 도를 넘고 있다고 정면 비판했습니다. 용산의 '용'자만 들어가면 잘리고 있단 얘기가 나왔는데요.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한 용산공원 조성, 영빈관신축 비용, 등입니다. 청와대 개방과 활용 예산도 삭감됐죠.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 예산도, 야권이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이상민 장관의 업무추진비도 줄어들었습니다.

[송언석/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 용산의 '용'자만 들어가면 무조건 삭감의 칼날을 휘두르는 난폭한 행태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명백하게 노골적인 국정 발목 잡기 내지 국정 발목 꺾기라 생각을 합니다. 입법 발목 잡기 이어서 예산 발목잡기에 몰두하는 것은 '해도 너무하다'라고 하는 생각을 국민들은 하고 계십니다.]

반면 민주당은 '민생예산'을 명목으로 증액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새 정부가 삭감했던 예산들을 되돌리는데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지역화폐 예산을 5천억원 늘렸고, 공공임대 주택 관련 예산도 증액했습니다. 다문화가족 지원 센터 예산도 늘렸는데요. 한창 예산안 조정중이지만, 삭감예산은 1000억대, 증액된 예산은 3조원대 란 얘기가 나왔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정부가 삭감한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원상 복구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삶에 반드시 필요한 예산들은 민주당이 적극적인 노력으로 회복해나가겠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립니다.]

여야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인데, 의석 수 상 열세인 여당, 국민의힘의 고민이 큰 상황입니다. 법정 기간 내에 예산 의결이 안 되면 전년도 예산안에 준해 예산을 운용하는, '준 예산' 얘기가 나왔는데요. 민주당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 우원식 국회 예결위원장 이야기 들어보시죠.

[우원식/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예산안을 제대로 논의도 하기 전에 정부·여당 내에서 준예산을 언급하더라고요. 이건 참으로 오만방자한 일입니다. 우리 말을 안 들어주면 준예산으로 가겠다, 이런 거 아니에요. 그건 있을 수 없는 이야기고…]

윤석열 대통령의 작심 발언, 국민의힘까지 가세해 MBC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듯한데요. 국민의힘은 YTN, TBS 등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여야의 예산안 심사 관련 소식까지 들어가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 대통령 "MBC 배제, 부득이한 조치"…여야 예산안 줄다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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