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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19 "입 막고 대피하라"…화재에 홀로 숨진 시각장애인

입력 2022-09-15 20:04 수정 2022-09-1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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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일은 또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의 다세대주택에서 불이 났습니다. 주민들은 다 대피했는데 시각장애인 1명은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저희가 당시 정황을 더 취재했습니다. 입을 막고 대피하라고 소방관이 안내했지만, 시각장애인은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먼저, 고인의 다급했던 마지막 통화 내용을 권민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화장실 타일이 온통 검게 그을렸습니다.

현관문에는 다급하게 탈출하려다 생긴 손자국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지난달 서울 은평구 한 다세대 주택에서 화재로 숨진 50대 시각장애인 A씨의 집 안입니다.

A씨의 집은 4층이었는데, 2층에서 불이 난 뒤 연기가 위로 치솟았습니다.

119에 신고 전화를 걸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A씨/119 신고 음성 : 아저씨 빨리 좀 와주세요. 여기 위험해요. {젖은 수건으로 입 막고 최대한 낮은 자세로 밖으로 대피할 수 있겠어요?} 아니 못…]

소방관이 대피요령을 설명하지만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A씨에겐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A씨/119 신고 음성 : {밖으로는 대피할 수 없는 상황인 거죠, 지금?} 아저씨…빨리…]

소방관이 반복해서 '수건으로 입 막고 창문이라도 열고 있으라'고 말하지만 이미 A씨는 말을 거의 잇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CCTV를 살펴보면 건물에 연기가 치솟은 직후 사람들이 속속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하지만 혼자 빠져나오지 못한 A씨는 소방차 도착 20분여만에 건물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화재의 원인은 전선 합선.

건물 입주자 모두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지만 A씨만 끝내 숨졌습니다.

A씨는 사고 이틀전까지 안마사 면접을 보는 등 일자리를 찾고 있었습니다.

[A씨 유족 : 어려운 시기를 좀 극복해보려고 이쪽저쪽에서 일 좀 해보려고 취업 시도도 많이 해봤고 많이 노력했던…]

(영상디자인 : 김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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