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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김건희 특검법' 발의…윤 대통령 "신경 쓸 상황 아냐"

입력 2022-09-0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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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공세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조금 전 이재명 대표에 대한, 기소 결정까지 났기 때문에 김 여사 특검에 대한 속도와 강도는 더 세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단 민주당은 두 개의 사안은 별개라고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줌 인'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화려한 총기 액션과 격투씬으로 인기를 끌었던 영화죠. 킬러 세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존 윅' 시리즈의 한 장면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여당과의 여론전에 돌입한 민주당, 문뜩 영화의 주인공 '존 윅'과 어딘가 겹쳐보였는데요. 검찰이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에 집중하고 있죠.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 공직선거법 위반, 대장동과 백현동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그리고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인데요. 당장 민주당은 이재명 지키기에 나섰습니다. 이 대표를 위한 방탄 슈트를 마련했는데요.

검찰의 이 대표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했죠. 당 차원의 방어 총력전을 예고했습니다.

[이수진/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지난 5일) : 윤석열 정권은 문재인 정부와 야당 인사에 대한 정치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는 노릇일 텐데요.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란 말이 있죠. 이제는 무기를 고를 차례입니다.

민주당, 적의 가장 약한 고리를 노리기로 했는데요. 이 대표 못지 않게 여러 의혹에 휩싸인 여권 인사죠. 김건희 여사입니다. 대표적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허위 경력 의혹, 뇌물성 협찬 의혹, 그리고 논문 표절 의혹 등이 있는데요. 그래서 고른 최종 무기가 바로 '김건희 특검법'입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무혐의와 불송치로 가려지는 진실에 민심의 분노가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민적 의혹을 더는 덮을 수 없습니다. 우선 김건희 여사는 대국민 사과는 물론, 학위 논문 자진 철회와 각종 법령위반 의혹에 따른 조사에 성실히 임해야 합니다.]

민주당, 어제 김건희 특검법을 당론으로 발의했습니다. 100여명에 달하는 수사팀을 꾸리고 특별검사는 민주당이 추천하는 2명 가운데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수사 대상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학력·경력 허위 기재 의혹 등으로 정했습니다. 추석 연휴 밥상머리에 이재명 대신 김건희를 올리겠다는 전략적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이는데요. 민주당의 자체 여론조사에서 김건희 특검법의 찬성률이 60% 이상으로 나타났다고 하죠. 여론도 우호적이라는 판단 하에 여당의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여당마저 성역이 된 '우리 여사' 방어에만 급급하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에 대승적으로 동참해 주길 촉구합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도 결국 이재명 방탄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사법 이슈를 김건희 특검법으로 덮겠다는 심산이란 건데요.

[박정하/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음성대역) : '맞불 특검', '무리수 특검'임을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은 더 이상 없다.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는 이미 2년 6개월이나 하고도 기소조차 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 특수부, 금감원까지 동원했음을 민주당도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민주당이 무리수를 뒀다고 깎아내리기도 했습니다. 실질적으로 특검 도입이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단순히 여론 반전을 위해 민주당이 정치적인 수를 썼다는 판단입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특검이 얼마나 무리수인지 민주당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재명 당대표는 검찰의 출석 요구조차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정당에서 특검을 운운하는 모습이 기괴할 따름입니다. 당대표를 둘러싼 온갖 스펙터클한 범죄 의혹으로부터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기 위함입니다. 즉, 특검을 '대국민 호객행위'로 쓰고 있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무대응 전략을 택했습니다. 괜히 적극적으로 대응해서 일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인 듯합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뭐 별 입장 없습니다. 지금 제가 제 문제나 이런 걸 가지고 신경 쓸 그럴 상황은 아닌 것 같고 나중에 뭐 적절하게 하겠습니다.]

민주당도 겉마음과 속마음은 다른가 봅니다. 겉으로는 김건희 특검법과 이재명 대표 수사 사이에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항변했는데요. 김건희 특검을 추진한다고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중단될 것도 아니기 때문이란 논리입니다.

[진성준/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특검이 도입되어서 수사를 한다고 해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를 막거나, 뭐 기소를 막을 수 있는 건가요? 전혀 엉뚱한 것을 거기 갖다 붙여가지고 김건희 여사 특검을 막을 뚜렷한 명분이 없으니까 그렇게 정치공세로 나오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특검법 발의는 수사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수사기관이 이 대표와 부인 김혜경 씨는 가혹하게 수사하면서 김 여사는 봐주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성준/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재명 대표와 야당의 정치인에게는 가혹하고 무리한 잣대를 들이대서 억지 수사, 억지 기소를 하는 반면에 대통령의 부인에 대해서는 덮어주기, 감싸주기로 일관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수사를 용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 민주당에는 속마음 해설사도 한 사람 있습니다. 강성 지지층에게는 '수박'이라고 찍혀 문자폭탄 세례를 여러 차례 받은 분인데요.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18일) : 지금 참 이런 얘기 했다고 또 문자 많이 받을 건데. {그러니까 당내에서 쇄신 부르짖는 조응천 의원 같은 분들, 그래서 문자폭탄 막 받으시고 이런 분들 입장에서는.} 자리가 없습니다, 저는 설자리가 없어요.]

조응천 의원입니다. 민주당의 진짜 속내는 추석 밥상에서 균형 맞추기라고 봤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번 추석 밥상에 이재명 혹은 김혜경이라는 이름만 올라가는 게 좀 우리 당으로서는 부담스럽겠죠. 그래서 윤석열·김건희의 이름도 함께 올라가는 그런 효과도 보기 위해 가지고 빨리 좀 비밀번호를 해제한 거 아닌가 싶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사실 특검법 통과도 난항이 예상된다고 털어놨는데요.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법사위원장인 상황에서 정상적인 절차로 통과는 어렵다는 관측입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칼이 칼집에 있을 때 더 무서워 보이는 법 아닙니까? 그런데 이것을 꺼냈단 말이에요. 그러면 이제 우리 당은 꺼냈으니까 무라도 썰려고 들 거고. 그런데 정말 국민들로서는 이번 추석 밥상이 참 짜증스러울 것 같아요. 대선 3라운드가 될 것 같습니다. {법사위를 통과할 수 있습니까?} 거의 힘들다고 봐야죠. 정상적으로 통과는 힘들다고 봐야 되고, 그래서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건 이제 패스트트랙이죠.]

여기에 설사 패스트트랙으로 국회의 문턱을 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죠.

민주당의 무기 선택을 두고 외부의 관전평도 나뉘었는데요. 한때는 '조국흑서'로 합을 맞췄던 훈수 전문가들입니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와 김경율 회계사, 이번엔 이견을 보였습니다. 진 교수는 특검법 통과의 현실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물타기를 시도한 것이라고 일갈했는데요.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정말 민주당에서 이게 정말 사법적 사안이고 이게 정말 정의를 위해서 단죄해야 될 사안이다라고 판단해서 이걸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이재명 물타기를 하기 위해서 지금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어떤 문제가 되냐면 현실성이 없는 거예요.]

진 교수는 민주당이 특검을 요구한 김 여사의 의혹들도 공소시효가 명확치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김경율 회계사는 특검을 빨리 도입해서 혐의를 명확히 정리하는 게 맞다는 입장입니다. 민주당이 특검으로 거론한 사안은 아니지만요. 오히려 고가 보석 재산신고 누락 의혹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경율/회계사 (유튜브 '시사저널 TV' / 지난 6일) : 보석류 관련해서 이것은 한번 굳이 따져보자면 특검 하려면 해보자는 것, 특검 할 거리는 이건 있겠다. 이게 이제 김건희 여사의 것인지, 아니면 최종적인 명의를 빌린 것인지.]

자, 오늘(8일)은 김건희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전, 그리고 정치권의 시각을 정리해봤는데요. 민주당이 고른 무기 특검법이 의도대로 정국을 반전시킬 한 방이 될지는 추석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영화 '존 윅'의 한 장면으로 대신합니다.

[영화 '존 윅 - 리로드' : 미스터 윅, 즐거운 파티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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