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단독] "손잡아줄 어른이 그립다"…세상 등지는 '열여덟 어른'

입력 2022-08-30 20:46 수정 2022-08-30 21:5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최근 청년들이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모두 만 18살이 되면서 성인이 됐다는 이유로 아무런 대책없이 홀로서기를 해야 했던 자립준비청년이었습니다. 한 청년이 남긴 쪽지에는 "아직 다 읽지 못한 책이 많은데"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자립준비청년은 지난 5년 동안 만 2천여 명으로 해마다 2,400명 정도가 자립하지만, 이 가운데 절반은 삶을 포기하고 싶단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자살률 통계조차 없고, 관리를 맡고 있는 전담 요원은 턱없이 모자랍니다.

힘들 때 손잡아줄 어른이 그립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성화선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5년 전 안다희씨가 자립할 때 받은 돈은 500만 원이 전부였습니다.

[안다희/자립준비청년 : 500만 원만 딱 그게 끝이었고 기초생활수급도 잘 몰랐어요. 나중에 이제 알게 되다 보니까 다 못 받았던 거죠.]

그리고 2년 뒤 갑자기 온몸이 마비되는 시신경척수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안다희/자립준비청년 : 내가 죽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죽을 수가 없는 그게 더 비참했어요. 처음에는 죽기 위해서 재활을 했던 것 같아요. 내 몸을 내가 움직여서 저기까지 가야 하잖아요.]

벼랑 끝에 섰지만 혼자였습니다.

[안다희/자립준비청년 :혼자 생활했어요. 간병인을 구하자니 돈이 너무 많이 들고.]

그래서 정부는 지난해부터 안씨 같은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늘렸습니다.

정착 지원금 800만 원 이상, 매월 자립 수당과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LH 임대주택에서 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구멍이 있습니다.

[염모 씨/자립준비청년 : 부동산을 가니까 너무 싫어하시는 거예요. 우리 LH 안 받는다 약간 이런 게 진짜 많아서 집 구하는데 너무 어려움이…]

신청을 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알려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혼자 남겨진 자립준비청년은 정서적으로도 불안합니다.

전담 인력이 필요하지만 전국엔 88명뿐입니다.

지난 5년간 자립준비청년은 1만 2천명이 넘습니다.

산술적으로 전담 인력 1명이 142명 넘게 관리해야 하는 셈입니다.

[염모 씨/자립준비청년 : 딱 한 번 이사했을 때 저희 집에 오셨고 그 뒤에부터는 여태까지 연락이 없어요.]

영국에서는 자립할 때 개인 상담사를 지정합니다.

두 달에 한 번 이상 만나고 집을 옮기면 일주일 안에 방문합니다.

이러다 보니 한국은 23% 넘게 연락이 닿지 않지만, 영국은 10% 수준입니다.

[신인성/고아권익연대 사무국장 : 금전 교육이라든가 힘들 때 같이 행정적인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좀 더 상세한 상담 (필요하고…)]

자립준비청년들이 경제적, 심리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사회적 체계를 보완해야 합니다.

(영상디자인 : 조영익 / 영상그래픽 : 박경민)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