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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패션쇼 '급취소'한 문화재청…원칙 없이 일단 피하기?

입력 2022-08-29 20:19 수정 2022-08-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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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청와대에서 찍은 패션 화보를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왔는데, 그 불똥이 갑자기 경복궁으로 튀었습니다. 문화재청이 경복궁에서 열기로 했던 유명 브랜드의 패션쇼를 국민감정 때문이라며 갑자기 취소한 겁니다. 원칙도 기준도 없이, 일단 논란을 피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정재우 기자입니다.

[기자]

석 달 전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구찌가 연 패션쇼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이탈리아의 몬테 성이 런웨이가 됐습니다.

구찌는 별자리에 영감을 받은 이 의상들을 경복궁 근정전 일대에서 야간에 공개할 예정이었습니다.

문화재위원회는 "경복궁의 가치를 홍보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달 허락했지만, 문화재청이 최근 갑자기 입장을 바꿨습니다.

이번 달 청와대에서 촬영한 한 패션 잡지 화보가 논란을 부르자 궁에서 또 패션 행사를 치르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유입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 예기치 않았던 청와대 화보 사건이 발생하면서, 구찌 측과 이 상황 속에서 계획됐던 패션쇼를 계획대로 추진하기는 조금 어렵지 않겠느냐…]

또 다른 논쟁거리를 만들지 않겠다며 몸을 사렸을 뿐 취소엔 뚜렷한 원칙이나 기준이 없었습니다.

실제 경복궁은 이미 여러 차례 패션과 만났습니다.

지난해 서울패션위크에서는 두 개의 패션 브랜드가 경복궁을 배경으로 의상을 소개했고, 외국인 모델도 궁궐 곳곳을 런웨이 삼아 걸었습니다.

[최종덕/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 : 청와대가 시끄러우니까 이제 자신이 없어진 거죠, 모든 게. 아마 거기에서 오는 연쇄반응 같아요.]

해외에서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샤넬의 패션쇼와 이탈리아 피티 궁에서 열린 구찌 쇼처럼 역사적 공간에서 열리는 패션쇼는 점점 더 잦아지는 추세입니다.

그런 만큼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문화재 활용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을 세세히 논의하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서울패션위크'·유튜브 'GUCCI'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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