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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역사성 지킬 수 있을까…"관리·운영 맡으면 손해" 논란 키운 문화재청장

입력 2022-07-28 10:54 수정 2022-07-2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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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청와대만 지키는 곳이 아니다”
“청와대 관리 주체가 누가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고, 오히려 청와대 관리 운영 업무를 맡은 쪽이 손해다”
어제 (27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연 최응천 문화재청장.어제 (27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연 최응천 문화재청장.


청와대를 예술품을 전시하고 공연을 올리는 복합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발표 이후 문화재계와 학계의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어제(27일) 열린 최응천 문화재청장의 첫 기자간담회는 논란을 더 키운 모양새입니다.

문화재 보존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문화재청의 청장이, 오히려 본연의 역할을 축소하는 듯한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입니다. 문체부는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 내 혼선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 문화재청의 답변은 문체부와 혼선을 최소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듯했습니다.

어제(27일) 기자간담회는 새 정부의 주요 문화재 정책과 추진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기자들의 질문은 최대 현안인 청와대 관리활용방안에 쏠렸습니다.

“청와대를 사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지” “청와대 활용에 있어서 문화재청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 질문이 쏟아졌고, 문화재청은 원론적인 답변과 함께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청와대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최응천 청장은 “문화재청이 청와대만 지키는 곳이 아니다. 청와대를 위한 기자회견이 아니”라고 말했고, 이 과정에서 “청장의 말이 잘못됐다. 공무원은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에 답변해야 한다”는 한 기자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청와대를 미술관으로 만들면 공사가 불가피한데 문화재청은 어떻게 할 것인지 질문도 나왔습니다. 청와대 국민개방추진단장을 맡은 채수희 문화재활용국장은 “문화재청이 관리 맡고 있다면 판단해서 결정할 것”이라면서 “관리 주체가 문체부에 넘어가면 법적·행정적으로 공사에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청와대, 한여름 밤의 산책' 언론 공개 행사에서 열리고 있는 공연'청와대, 한여름 밤의 산책' 언론 공개 행사에서 열리고 있는 공연

고려 시대 남경 이궁부터 조선 시대 경복궁 후원으로 쓰이며 역사성 가지고 있는 청와대 터는 고려 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최고 권력자의 공간으로 사용된 까닭에 한 번도 제대로 된 문화재 조사를 한 적이 없습니다. 문화재계와 학계에선 문화재의 '불가역성'을 이유로 일단 4개월의 기초조사를 먼저 하자는 입장입니다. 불가역성은 한 번 훼손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문화재청 노조도 “청와대를 거대한 미술관으로 재탄생시켜 베르사유 궁전처럼 꾸민다는 문체부 장관의 업무보고에 우려를 표명한다”며 “청와대의 역사성과 개방의 민주성을 도외시하고 거대하고 화려한 궁전으로 되돌리는 퇴행은 아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문화재청은 “노조의 의견은 문화재청 전체 의견이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최 청장은 “노조와 이야기 나눈 결과 업무량 때문에 지금이라도 청와대 관리 업무를 그만하고 싶다는 의견 많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관리 주체가 어디인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죄송한 얘기지만 맡은 쪽이 오히려 손해”라고 언급했습니다. “힘들고, 예산이 엄청나게 투입된다”는 이유에섭니다. 이에 대해 김대현 문화재청 노조위원장은 JTBC와의 통화에서 “직원의 증원 없이 문화재청의 업무가 과중하게 지워진 부분이 있는 건 맞지만, 문화재청 직원으로서 문화재 보존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이라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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