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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상 저서 곳곳에 '김순호' 흔적…"내막 밝혀달라" 목소리

입력 2022-08-23 20:38 수정 2022-08-2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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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추모연대 집행위원장 : 프락치 노릇을 한 사람이니 기가 막히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게 대한민국입니까 이게 정말 나라입니까.]

[앵커]

민주화운동 단체들이 진실화해위원회로 갔습니다. '프락치 의혹' 김순호 경찰국장의 행적이 담긴 88쪽짜리 존안  자료가 이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걸로 김 국장의 과거 행적을 조사해달라고 했고, 또 '특채'를 주도했다는 홍승상 전 경감과는 어떤 내막이 있었는지 밝혀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저희는, 김 국장이 '인생의 스승'이라고 했던 홍 전 경감의 저서를 확인해봤습니다. 그 안에는 김 국장과 함께 쌓아온 '공안 경찰'의 흔적들이 곳곳에 담겨 있었습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김순호 경찰국장은 1989년 8월 혼자 응시한 시험에서 합격해 '대공요원'이 됐습니다.

불과 네 달 전까지 부천 지역 중간책임자로 몸담았던 인천부천노동자회 동료들이 수사를 받고 줄줄이 실형을 선고받던 때였습니다.

당시 이 시험을 안내한 사람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홍승상 전 치안본부 경감입니다.

[김순호/행정안전부 경찰국장 (지난 18일 / 국회 업무보고) : {홍씨가 인생의 스승이라고 얘기했어요, 안 했어요?} 했습니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인노회' 사건은 무리한 수사였다고 지적합니다.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 민주화가 이뤄지면서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그런 상황이었단 말이죠. 그래서 대공조직이 굉장히 축소됐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공안정국이 열리는 거예요.]

홍 전 경감이 2010년 펴낸 < 현장에서 본 좌익의 실체 > 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홍 씨는 당시 노태우 정권 초기 사기가 저하됐던 대공요원들이 살아남기 위해 착수한 사건이 '인노회' 사건이었다고 적었습니다.

노동운동권 최초로 뿌리내린 주사파 지하조직 사건이었다고 소개했습니다.

김 국장이 최근 국회에 나와 밝혔던 인식과 같습니다.

[김순호/행정안전부 경찰국장 (지난 18일 / 국회 업무보고) : 그 당시에는 제가 주사파 사상에 심취돼 있었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2년 전 대법원은 인노회가 이적단체는 아니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책 곳곳에선 1990년대 김순호 국장과 함께했던 공안 수사 현장의 기록이 자세히 남겨져있습니다.

김 국장은 치안본부 대공 수사3과에 경장으로 특채된 직후부터 1년 사이에만 범인 검거 공적이 인정돼 두 번이나 치안본부장 표창받았습니다.

1995년 대통령 표창을 받은 계기도 두 사람이 함께 발로 뛰었던 남한 프롤레타리아 계급투쟁동맹 사건이었습니다.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 몰락하는 대공 경찰을 건져준 것이고 정권 입장에서는 어쨌거나 공안정국으로 이렇게 방향을 트는 거기서 공훈을 세웠으니까.]

김 국장은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고, 대공 특채로 들어온 경찰들 중에서도 역대 가장 높은 직급에 올랐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이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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