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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은 살아나는데…죽어나는 항공 하청 노동자들

입력 2022-08-23 20:45 수정 2022-08-23 21:42

"알바 데려오면 포상금"…정규직 대신 땜질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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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데려오면 포상금"…정규직 대신 땜질 급급

[앵커]

코로나로 막혔던 하늘길이 열린 뒤로 항공사들은 매출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청 노동자들에겐 와 닿지 않는 얘깁니다. 일은 늘었지만, 일할 사람은 줄여놔서 한 사람이 두 사람 몫을 하고 있습니다.

박민규 기자입니다.

[기자]

김계월 씨는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비행기를 청소합니다.

하청업체 노동자입니다.

코로나가 터지자 인력 조정 1순위가 됐습니다.

2020년 5월 해고됐고 지난달 겨우 일터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함께 일하던 동료는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김계월/비행기 청소노동자 : 잠시 밥 먹는 시간 외에는 쉬는 시간이 없어요. 우리가 기내 청소를 해야 비행기가 나가잖아요. 계단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르락내리락하면서…]

500명이 하던 일을 이제 절반인 200여 명이 도맡고 있습니다.

회사는 땜질에만 급급합니다.

정규직 대신 아르바이트로 인력을 채웁니다.

지원자를 추천하라며, 포상금 30만 원까지 내걸었습니다.

[김계월/비행기 청소노동자 : 포상금을 주면서까지 알바를 채용할 거라면,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데 그 돈을 써야죠.]

김 씨가 다니는 아시아나케이오를 비롯해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직원 수를 20% 이상 줄였습니다.

인력 부족은 곧 과로로 이어집니다.

지난 4월에는 대한항공 하청업체 노동자가 정비 작업 중 숨졌습니다.

[조성애/공공운수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 (지난 4월) : 줄어든 정비 인력이 그 많은 비행기를 정비해내기 위해서 빨리빨리 하다 보니 두 가지 업무가 겹치게 되었던 것입니다.]

최근 조사 결과, 항공 노동자 절반 이상이 코로나 전인 2019년보다 일이 더 힘들어졌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가장 급한 과제는 사람을 늘리는 거란 응답이 80%를 넘었습니다.

국제선 운항이 늘면서 항공사 실적은 좋아지고 있지만, 다단계 하청 구조 속 가장 아래 노동자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입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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