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인지 오늘(21일)로 50일째입니다. 철제구조물 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 이어가는 농성은 30일째입니다만 어젯밤 노사 협상은 결렬됐고, 오늘도 정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현장에 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하지요.
배승주 기자, 뒤로 농성장이 보이는데 오늘 달라진 상황이 있습니까?
[기자]
저는 점거 농성이 한창인 1번 도크 원유운반선 앞에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어제와 다른 풍경이 있는데요.
준비된 사진을 보시면 에어매트 2개가 설치됐습니다.
점거 농성 진행 중인 원유탱크 바로 옆인데 조금 전 철거됐습니다.
경찰과 소방은 오늘 현장에서 시설물 안전진단도 했습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병력 투입에 대비한 예행연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경찰 병력도 크게 늘어났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경남과 부산, 울산, 대구지역 11개 경찰 중대가 지원돼 1000명 넘게 집결됐습니다.
오늘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내일은 70여 개 중대가 배치될 예정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공권력 투입으로 가는 건 피해야 할 텐데 현장 분위기는 실제로 어떻습니까?
[기자]
오늘 현장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심각합니다.
모레 희망버스가 오고 주말부터 대우조선해양 원청 직원들의 휴가가 시작되는 만큼 내일을 넘기면 사태 해결이 더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공권력 투입은 당장 오늘 밤이나 내일 오전에도 진행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만에 하나라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면 거기에 위험한 구조물들이 많아서 더 걱정이기도 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농성장은 선박 블록 단면으로 철제 구조물인데 안전장치가 전혀 없습니다.
특히 추락 위험이 큽니다.
'철제 감옥'을 만들어 자신을 가둔 유최안 씨는 유서와 시너를 든 통을 갖고 있습니다.
오늘 현장을 둘러본 박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도 어떠한 물리적 충돌도 적절하지 않다며 공권력 투입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노총은 공권력이 투입되면 총파업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러면 협상은 지금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기자]
오늘 협상은 답답함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협상이 열렸다가 중단되거나 연기를 반복했습니다.
애초 오후 5시 반에 열리기로 한 협상이 열리지 않고 중단된 상태입니다.
당초 임금 인상안이 최대 관건이었습니다.
하청지회 노조 측이 임금 30% 인상에서 4.5%로 양보했습니다.
그런데 하청업체 대표들이 이번 점거 농성 피해에 대해 민·형사상 소를 제기하겠다고 한 겁니다.
이에 노조 측은 사측이 협상을 이어갈 의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우조선해양 원청노조인 대우조선지회 측의 금속노조 탈퇴를 유도하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늘 시작된 대우조선지회 금속노조 탈퇴 투표는 4000명 중 반나절 만에 70%가 끝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