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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목숨 걸고 가는' 다리 밑 화장실…20년 방치

입력 2022-06-29 21:18 수정 2022-06-2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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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로도 인도도 아닌, 다리 밑에 놓인 화장실이 있습니다. 20년 가까이 됐고, 가려면 무단횡단을 해야 합니다. 근처에서 사망 사고도 잇따르는 만큼, 경찰과 구청은 계속 철거하라고 하는데요.

어떤 상황인지,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위로는 고가차도가 지나고, 그 아래로 전철이 지나는 이곳은 서울 석계역입니다.

성북구 석관동과 노원구 월계동의 경계에 있는데, 버스도 수시로 지나다니며 사람도 차도 많습니다.

그리고 또 많은 게 있습니다.

[박윤창/서울 종암경찰서 석관파출소 경사 : 무단횡단하는 경우가 있고 사선이나 조금 쉬운 길로…저기 보십시오. 지금 인터뷰 하는 와중에도 저렇게 무단횡단 하잖아요. (그러게요, 방금 지나갔잖아요.)]

사망 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최근 두 달간 석계역 일대에서 보행자 2명이 숨졌는데, 그 중 술을 마시고 무단횡단을 하던 30대 남성도 있었습니다.

식당과 술집이 몰린 거리입니다.

여기서 나오면 바로 사거리를 낀 6차선 도로로 이어지는데요.

당시 보행자는 이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취재 중에도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명순/석계역 인근 상인 : 어떤 때는 진짜 여기서 '어머 어머 저러면 안 되는데' 이런 소리까지 막 나올 정도예요.]

주변엔 사고 위험성이 큰 또 다른 곳도 있습니다.

도로도, 인도도 아닌 다리 밑에 설치된 간이 화장실입니다.

벌써 20년가량 됐습니다.

[화장실 인근 상인 : (화장실은 어디 있어요?) 여기 돌아 나가서 건너가. 불 켜져 있어.]

돌아 나왔더니 정말 불이 켜 있습니다.

그 앞에 누군가 앉아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저기까지 가는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취객들이 주로 이용하는데, 어떻게 갔냐 물으니 그냥 가라고 말합니다.

[그냥 건너면 돼요. 하나, 둘, 셋! 그냥 막 쓰는 화장실이에요. 휴지는 없어요.]

[아니, 신호가 없잖아요. 무조건 마을버스밖에 안 다니는 데라 (괜찮아요.)]

전철역 화장실이 있지만, 차가 끊기면 문이 닫혀 이곳으로 몰리는 겁니다.

노점이 영업을 마치면 화장실도 닫아 두는데, 그걸 모르고 갔다가 돌아 나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버스기사 : 엄청 불편하죠. (운전할 때) 깜짝 놀라요. 술 먹고 막 넘어지고. 이게 문제가 많다고.]

노점 상인들이 사비로 관리해왔는데, 이들은 화장실이 꼭 필요하고 많이 위험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노점 상인 : 생존권이잖아요. 살아야 되고 장사해야 되고. 없으면 노상방뇨 막 할 거 아니에요. 문제가 더 커지거든요. (화장실) 있는 게 벌써 20년 넘었어요. 여긴 속도를 낼 수 있는 구간이 아니에요.]

하지만 경찰은 최근 구청에 이 화장실을 특정해 '인명사고 위험이 크다'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박윤창/서울 종암경찰서 석관파출소 경사 :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그 어떤 육교라든지 횡단보도가 없습니다. 사고의 우려가 매우 높으며, 단속을 (하다가) 또 다른 신고 현장에 가게 되면 경찰관이 없다 보니 또 다시 무법지대…]

상인들은 대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합니다.

[노점 상인 : 방안을 강구하고자 하는 거지 '못 없애' 이건 아니거든. '천천히' 표지판이나 요철이라든가 이런 것만 설치해주셔도…]

구청 측은 그간 자진 철거 요청을 해왔다며, 대책을 논의중이라고 했습니다.

제 반대편으로 가는 이 길.

짧다면 짧고, 또 위험하지 않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는 늘 한순간이고 무단횡단은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불행입니다.

위험한 상황을 계속 방치해선 안 될 겁니다.

밀착카메라 이예원입니다.

(VJ : 김원섭 / 인턴기자 : 이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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