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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클뉴스] 해리포터로 탄생한 '퀴디치', 해리포터 작가 탓에 개명?

입력 2021-12-21 17:20 수정 2021-12-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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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온라인 기사 〈월클뉴스〉에서는 국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전 세계를 두루 또 깊이 있게 담아 '월드클라스' 기사를 선보입니다.

스포츠 종목인 '퀴디치'가 종목 이름을 바꾸는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북미 지역의 두 리그인 '미국 퀴디치(USQ)'와 '메이저리그 퀴디치(MLQ)'는 지난 15일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다음달 말까지 이름과 관련한 설문 조사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왜 이제 와 이름을 바꾸게 됐을까요?

■ '해리포터' 마법사 스포츠 '퀴디치', 현실에도

스포츠 종목으로 생소할 수는 있지만 '퀴디치'라는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입니다. 작가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마법사들이 소설 속에서 즐기던 스포츠가 바로 퀴디치입니다. 빗자루를 타고 공중을 날아다니며 둥근 골대에 공을 집어넣는 그 게임 말입니다.

퀴디치는 지난 2005년 미국 버몬트주 미들버리 대학에서 '현실 스포츠'로 다시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전 세계 30개 나라에서 450여 개 팀이 만들어졌습니다. 2년에 한 번 국제 월드컵도 열리는 이제는 어엿한 스포츠 종목입니다. 현실에서는 빗자루를 타고 날 수는 없으니, 선수들이 두 다리 사이에 빗자루나 막대기를 끼고 달리며 경기를 한다는 차이는 있습니다.

 
퀴디치 경기에 참여한 선수들. 한 선수가 둥근 골대 안으로 공을 던져넣고 있다. 〈사진=메이저리그퀴디치 인스타그램〉퀴디치 경기에 참여한 선수들. 한 선수가 둥근 골대 안으로 공을 던져넣고 있다. 〈사진=메이저리그퀴디치 인스타그램〉

■ 롤링의 트랜스젠더 혐오 논란에 개명…"우리는 성평등"

해리포터에서 유래한 퀴디치가 이번에 이름을 바꾸려는 것도 해리포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해리포터의 저자인 조앤 롤링이 트렌스젠더 혐오 논란에 휩싸이게 되면서인데요.

지난해 6월 롤링은 자신의 트위터에 '월경하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예전에 이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 있었는데"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생물학적 여성이 아닌 트랜스젠더가 '여성' 범주에 드는 것을 비꼬려던 의도였는데요. 생물학적 성을 강조하는 롤링을 향해 당시 비판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극 중에서 해리포터였던 대니얼 래드클리프를 비롯해 영화 '해리포터'에 출연한 배우들마저 비판 대열에 가세했었습니다.

 
지난해 6월 '해리포터'의 저자인 조앤 롤링이 트랜스젠더가 여성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을 두고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 〈사진=조앤 롤링 트위터 캡처〉 지난해 6월 '해리포터'의 저자인 조앤 롤링이 트랜스젠더가 여성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을 두고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 〈사진=조앤 롤링 트위터 캡처〉

두 퀴디치 리그는 이번에 종목 이름을 바꿔 "반 트렌스젠더 입장을 가진 롤링과 거리 두는 데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논란이 일던 지난해 이후 개명을 준비해 왔다면서요. 특히 퀴디치가 혼성 경기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두 리그는 "우리 스포츠가 (7명으로 이뤄진) 한 팀에 같은 성별 선수가 4명 넘게 참여할 수 없다"며 "성평등과 포용성에 관해 가장 진보적인 스포츠"라고 자평했습니다.

후보군에 오른 새 이름은 퀵볼(Quickball), 퀴커(Quicker), 퀴드스트라이크(Quidstrike) 등입니다. 이번 움직임에 당장 해리포터의 고향인 영국의 퀴디치 리그 '퀴디치UK'가 반겼고요. 2005년 당시 국제 퀴디치 협회의 설립자로 퀴디치를 현실 스포츠로 재탄생시킨 알렉스 베네프도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롤링 측 대변인은 "퀴디치 리그가 처음부터 롤링의 승인을 받은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고 20일 BBC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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