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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공개 않고 비대면으로…전광판 활용한 '트럭시위'

입력 2021-12-2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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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럭 전광판에 하고 싶은 말을 띄우는 식의 시위를 요즘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직접 참여를 하지 않아도 돼서 시위 현장에서의 접촉도 없고 이름을 꼭 내세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여러 분야에서 쓰이고 있는데, 우려가 되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전광판에 구호를 띄운 트럭이 도로를 달립니다.

정차한 트럭에 시민들의 눈길이 닿습니다.

[김준형/경기 김포시 풍무동 : 일단은 눈에 띄니까요. 뭐지 하고 한 번 더 쳐다보게 돼요.]

트럭에 달린 전광판을 통해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트럭 시위가 점점 더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직접 시위 현장에 나오지 않아도 되는 데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럭 시위의 시작은 아이돌 팬들입니다.

이후 대형 게임사마다 게이머들의 분노를 담은 트럭을 받아야 했고 스포츠 팬들도 트럭에 의견을 실었습니다.

정치인 지지자들도 활용합니다.

[김민수/트럭시위 참여자 : 트럭시위는 언론에 또 보도도 되고 수뇌부들에게도 잘 전달이 되는 것 같아서 이런 방식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몇몇 시위가 효과를 발휘하자 요즘엔 불만이 생기면 트럭을 보내자는 얘기부터 나옵니다.

분야를 가리지 않습니다.

한 게임 전문 매체는 '트럭 보낼까'를 올해의 키워드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트럭 시위가 유행된 건 먼저 코로나 이후 대면 집회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일단 트럭이 한 대일 경우 1인 시위로 간주해 신고할 필요가 없습니다.

직접 참여할 시간이 없어도 됩니다.

돈만 입금하면 됩니다.

전광판에 담길 문구도 같이 고릅니다.

고용한 트럭을 통해, 온라인 여론을 현실 공간으로 옮기는 겁니다.

[김민수/트럭시위 참여자 : 몸은 참여하지 않았지만 저는 참여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트럭업체와도 비대면으로 계약합니다.

[트럭 광고업체 관계자 : 거의 안 와요. 안 와도 사진으로 보내 주잖아요. 그래서 사진으로 남겨 놓는 거죠.]

신원 노출도 되지 않습니다.

'익명'이기에 스타벅스 직원들이 빠르게 첫 단체행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익명성이 장점인 것만은 아닙니다.

돈만 받고 약속한 대로 트럭을 운용하지 않은 사례도 생겼습니다.

트럭시위가 일부의 의견만 부각한단 불만도 나옵니다.

'익명'으로 여론을 호도할 우려도 있습니다.

모금 기록이 공개되지 않은 한 시위 주최자에게 자금 출처를 물어봤습니다.

[트럭시위 주최자 : (참여자들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모인 건가요?) 어떤 것 때문에 그러시는 건데요?]

법적으로는 불법 주정차나 공회전이 문제입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담으면 선거법을 위반할 소지도 있습니다.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전통적인 집회 시위 방식으로 본인이 나서기보다는 (비대면으로) 추진되는 양상이 신선하다고 보입니다.]

새로운 의견 표출의 방법으로 떠오른 '트럭 시위' 행렬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지원 : 황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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