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소개팅 앱을 통해 가상화폐 투자를 권유 받는다면 일단 조심부터 하셔야겠습니다. 미래를 함께 하려면 큰돈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유인하는 식인데 피해자들이 뜯긴 돈만 10억원에 달합니다.
김태형 기자입니다.
[기자]
30대 남성 박모 씨는 지난 10월 소개팅 앱에서 외국인 여성을 알게 됐습니다.
채팅으로 호감을 키워가던 어느 날, 여성은 갑자기 '투자' 이야기를 꺼냅니다.
[박모 씨/코인 사기 피해자 : 제 마음을 흔드는 거죠. 우리가 이제 미래를 함께하려면 경제적인 것도 중요하니까. 결혼이라는 부분을 생각해 본다면 아파트를 같이 사자, 이런 식으로…]
그러면서 자신이 소개하는 코인 채굴 사이트에 돈을 넣으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권합니다.
박씨가 망설이자 사이트를 통해 수익률을 확인시켜 줍니다.
은행 이자의 열 배 가까운 20%대 였습니다.
[박모 씨/코인 사기 피해자 : 정보가 돈이 되는 시대다. 일정 기간 동안에 이자를 채우고 30일이면 30일, 60일이면 60일 이렇게 정해져 있거든요. 고이율이니까 혹한 거죠.]
결국 박씨는 지난 달, 해당 거래소에 여러 번에 걸쳐 총 1500만원을 입금했습니다.
그런데 입금과 함께 여자친구의 태도가 달라졌고 이자를 주겠다고 한 날짜에 돈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박모 씨/코인 사기 피해자 : 나한테 사기 친 거냐 이렇게 싸웠더니 (그 여자가) '내가 너희 가족 다 죽여 버리겠다' 이렇게까지 협박을 했다니까요.]
해당 거래소에서 직접 돈을 인출하려 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알고 보니 피해자는 박씨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서울과 부산 등 전국에서 20명 넘는 사람이 같은 일을 당한 겁니다.
소개팅 앱이나 소셜미디어로 접근해 호감을 쌓은 뒤, 코인에 투자하라고 권하는 방식입니다.
피해자들은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을 잃었습니다.
이 거래소는 지금도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광고를 하며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투자를 권유한 외국인과 해당 거래소를 사기 혐의로 서울 광진경찰서 등 관할 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