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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사관 차량, 택시 추돌 뒤 도주…경찰 조사도 거부

입력 2021-11-11 20:20 수정 2021-11-1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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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한 미국대사관 외교관이 택시와 사고를 낸 뒤에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그대로 현장을 벗어났습니다. 경찰이 출동해서 신원을 물었지만, 답변도 안했습니다. 미군기지 안으로 그냥 들어가 버렸습니다.

공다솜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10일) 오후 5시 반쯤, 택시 달리는 차선으로 승합차가 끼어듭니다.

준외교관 번호판을 단 주한 미국대사관 소속 차량입니다.

택시가 길게 경적을 울렸지만 끝내 뒷범퍼와 부딪쳤습니다.

하지만 멈추지 않습니다.

앞차들에 막힌 사이 택시 운전자가 다가갔지만 차에서 내리지 않습니다.

[박모 씨/피해 택시기사 : 보험 처리를 해라,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그랬더니 핸드폰을 들고 웃으면서 가더라고요.]

택시에는 손님도 있었습니다.

[(차 긁혔어요?) 네. (그냥 가면 어떡해요?) 그냥 가네요. (경찰 신고하세요.)]

택시 운전자는 경찰에 신고하면서 1km 가까이 따라 갔고 미군기지 출입구 앞에서야 멈췄습니다.

[이거 뺑소니 차량이에요, 뺑소니. 경찰에 신고했어요. 못 가게 하세요.]

출동한 경찰이 차에 탄 일행의 신원을 물었는데도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박모 씨/피해 택시기사 : 경찰관들이 오셨는데도 나오질 않더라고요. 제가 가면 창문 닫고. 뭐라고 하면서 자기네들도 웃으면서 카메라로 찍더라고요.]

그리고 자신들을 찍는 택시 운전자에게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당시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 : 저 남자가 지금 날 촬영하면서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어요. 이건 사생활 침해입니다.]

면책특권 때문에 강제로 막지 못한 경찰은 외교부와 미군기지에 물어본 뒤에야, 차에 탄 4명 중에 주한 미국대사관의 외교관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습니다.

[박모 씨/피해 택시기사 : 억울하죠. 자기네들이 잘못한 걸 아무것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 같은데.]

주한 미국대사관은 도주했다는 취지의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수사가 끝나기 전까지 추가 해명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경찰은 조만간 운전자와 탑승자 등을 불러 도주와 음주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입니다.

외교부도 "수사 당국과 협력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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