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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그늘진 '태양의 도시'…서울시 태양광 보급 4년, 현실은

입력 2021-06-03 20:54 수정 2021-06-0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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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시가 5년 동안 태양광을 보급하고 태양광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러겠다고 한 게 내년까지니까 올해로 4년째인데, 1조 7천억 원을 들이는 만큼의 결과물이 어떤지, 관리는 잘하고 있는지 밀착카메라가 돌아봤습니다.

연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시는 원전 1개를 줄이자는 목표를 갖고 태양의 도시 서울이라는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곳곳에 있는 시설들, 잘 관리되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아파트 베란다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습니다.

서울시 지원으로 설치한 미니 태양광 발전기입니다.

낮은 층을 보니 나무 사이사이 가려진 발전기들이 있습니다.

태양광 패널엔 그늘이 져 있습니다.

1층에 위치한 집을 방문해봤습니다.

오후 1시, 발전기에 발전량이 100wH이라고 표시돼 있습니다.

냉장고를 한 시간 돌릴 수 있는 전기량입니다.

서울시 홈페이지에서는 미니 태양광 발전기를 홍보하며 월평균 발전량이 29kWh까지 된다고 적어놨습니다.

하루 발전량으로 바꾸면 약 900wH인건데, 이 집은 9분의 1 수준인 겁니다.

발전기를 두고 주민 의견은 엇갈립니다.

[주민 : 혜택이 있을까 하고 달았는데 성가시기만 해. 난 지금이라도 뗐으면 좋겠어. 뗄 수는 없나, 그거.]

[주민 : 이게 파란불이 왔다가 나갔다가 이래야 하는데, 어떤 때는 깜깜무소식이고 그렇더라고.]

혜택이 있다는 주민도 있습니다.

[주민 : 전기요금이 많이 안 나오는 거 같아. 우린 둘이 쓸 거 다 쓰는데.]

다른 아파트에도 발전기가 곳곳에 설치돼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 대회에서 수상을 한 적이 있는 서울의 한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외벽에 태양광 발전기가 붙어 있는데요, 그런데 낮은 층, 1층을 보면 나무가 완전히 가려 햇빛이 들지 않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해가 쬐는 낮인데, 그늘이 지는 곳도 있습니다.

지난 2019년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니 발전기를 설치한 곳의 하루 발전량은 25Wh에서 850Wh였습니다.

차이가 워낙 크다보니 전기세가 절약되는 걸 느끼는 것도 주민마다 다 다를 수 있는 겁니다.

[이성배/국민의힘 서울시의원 : 예측 발전량은 1㎾h라고 생각을 하는데 실제 발전량은 못 미치는 거죠. 최대 일조량이 일일 3.3시간인데, 그거에 비해서 실제 발전량이 많이 못 미치는 시설을 만들어 놨기 때문에…]

[서울시 관계자 : 보정이 안 된 상황이긴 하죠. 남향에, 30도로 발전량이 가장 좋은 각도나 방향에 있을 때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는 거고…]

서울시는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설치해주고 있고, 실제 설치된 가정용 미니 발전기 발전량을 집계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태양광을 이용한 휴식 시설도 여러 곳 만들었습니다.

서울의 한 어린이 놀이터입니다.

에너지를 주제로 어린이들이 이곳에서는 여러 놀이기구들을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그런 놀이터 옆에는 이런 자재들이 놓여있습니다.

박스 쓰레기, 전기 자재로 보이는 것도 놓여 있고요.

저 뒤쪽에는 태양광 패널로 보이는 것도 분해된 채 방치되어 있습니다.

[주민 : 벌써 오래됐어. 치워야 되는데. 쓰레기, 그러니까 오래됐다니까요.]

[주민 : 위험해. 애들이 저기 올라가서 미끄럼 타고 내려와서 저기서 주로 많이 놀아요.]

태양광을 상징하는 시설이나 건물도 만들었습니다.

한강공원의 한 자전거 도로, 어둠 사이로 자전거들이 오갑니다.

서울시가 태양광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던 솔라로드, 태양의 길입니다.

250m 길이로 자전거 이용자들의 밤길 운행을 도와주기 위해 설치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빛이 들어오는 걸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빛이 안 들어온 채 깨져 있는 것도 보입니다.

밤이 찾아온 또 다른 공원, 어둠 사이로 조형물이 보입니다.

공원에 조성되어있는 태양광 구조물입니다.

시민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원래는 날이 어두워지면 밑에 있는 조명이 켜져서 빛이 나야하는데요, 이 바닥에 있는 조명을 보면 지금은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주민 : 종종 켜진 걸 본 적이 없는데. 못 봤는데. 돔 요거 말하지. 우리가 여기 자주 오는데.]

서울시 측은 해당 시설물들의 문제를 파악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태양광 설치 목표를 절반으로 낮췄습니다.

부지확보 어려움도 있지만 주민 반대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설치한 뒤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주민 신뢰를 얻기는 더 어렵겠죠.

(VJ : 박선권 / 인턴기자 : 조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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