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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모범국 태국 '비상'…교도소 내 집단감염 폭증|아침& 세계

입력 2021-05-19 09:03 수정 2021-05-1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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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태국에서 교도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태국 교도소는 재소자 과밀 수용 문제에 있어서 남미 국가들 못지않게 악명이 높았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젠가는 터질 시한폭탄이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태국 보건 당국은 지난 17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천 6백 35명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태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로는 가장 많습니다. 그런데 이날 확진판정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70% 넘는 6천 8백 53명이 교도소 재소자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금까지 태국 교도소의 누적 확진자는 1만 천 7백여 명에 이릅니다. 전체 재소자 31만 명 가운데 3.8%가량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겁니다. 북부 치앙마이의 한 교도소에서는 양성 진단율이 61%까지 치솟았습니다. 무엇보다 과밀 수용이 심각한데 비좁고 통풍도 잘되지 않는 수감 환경이 집단 감염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2019년에는 남부 지역 한 교도소의 CCTV가 해킹되면서 내부의 열악한 상황이 공개됐습니다. 당시 방콕 포스트 기사에 실린 사진을 보면 한 방에 수십 명의 재소자가 다닥다닥 붙어서 몸을 움직일 공간도 없이 누워 있습니다. 이마저도 공간이 부족해 간이 침상으로 만든 2층에서 잠을 청하는 재소자들도 보입니다. 태국 교정 당국은 이 같은 과밀 상태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교도소 안에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태국 교정 국장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아유스 신토빤트/태국 교정국장 : 재소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교도소 내 감방은 매우 비좁고, 환경도 매우 구식입니다.]

그동안 비교적 코로나19를 잘 막아 왔다는 평가를 받았던 태국은 교도소발 집단 감염으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누적 확진자가 2만 8천여 명 수준이었지만 두 달여 만에 11만 1천여 명으로 늘었습니다. 태국 정부의 백신 정책도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가 아스트라 제네카와 시노백 백신 6천만 회 접종 물량의 공급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태국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태국 시민 : 우리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고 더 이상 100%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스스로를 지켜야 하고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전혀 확신이 없습니다.]

교도소발 집단 감염으로 비상이 걸린 태국의 코로나19 상황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 기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태국 교도소의 과밀수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집단감염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실제로 과밀상태, 어느 정도나 심각할까요?

    지금 인권단체들은 재소자들이 잠을 포개자는 등 콩나물 시루처럼 비좁은 감방이 지금 대량 확산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태국에서는 특히 대도시 근처의 방콕이라든지 아니면 북부 치앙마이 근처의 교도소가 특히 문제가 되는데요. 실제로 이번 확진자가 많이 난 교도소가 8개 교도소인데 그중의 절반 이상이 지금 대도시인 방콕 근처입니다. 그 8개 교도소에서 2만 4500명의 수감자 중에서 1만 7000명이 지금 확진자로 나왔거든요. 아까 말씀하신 치앙마이의 경우에는 61%가 확진자로 나타났는데 이런 이제 빡빡한 포화상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어떠한 예방조치도, 방역조치도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으로 그렇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말이죠. 서울 동부구치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확산돼서 비상이 걸리지 않았습니까? 태국 보건당국과 교정당국이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을 것 같은데 현재 어떤 방안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지금 뾰족한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작업시간을 빼고 하루 15시간을 이렇게 빡빡한 방에서 어떤 방에서는 한 곳에 6, 70명이 이제 지낼 정도로 과밀상황인데요. 지금 교정당국은 24시간 마스크를 쓰도록 그렇게 지시를 하고 있는데 실제로 보면 식사, 샤워 이런 걸 모두 교도소 안에서 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런 게 잘 지켜지지 않고 있고요. 그리고 교정당국이 1만 2000여 회의 백신을 구해서 재소자들에게 백신을 우선적으로 주사하겠다고 그러는데 태국의 전체 인구 7000만 중에서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2.2% 밖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다 못해 신규 입감자라도 좀 확산하는 걸 막아보겠다고 격리기간을 지금 2주에서 3주, 21일로 늘렸는데 어떤 효과가 있을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태국은 한때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뽑혔습니다. 그런데 교도소의 집단감염도 불씨가 됐겠지만 그 이외에도 갑자기 확진자가 급증한 또 다른 이유들이 있을까요?

    가장 큰 게 방심으로 보고요. 그중에서 이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되는 게 지난 4월 13일부터 사흘간 계속된 송끄란이라고 태국의 설날입니다. 이때는 이제 전후해서 열흘 정도 테싸깐 송끄란이라고 그래서 송끄란 기간으로 해서 휴일이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고요. 그리고 통상 도시에 나와서 노동자들이 귀향을 하기 때문에 이동이 많습니다. 그리고 지금 데이터를 보면 역시 이 송끄란 기간을 전후해서 원래 하루에 수백 명밖에 나오지 않던 확진자가 1000명대로 늘었고요. 교도소를 대상으로 이게 대거 확산하면서 5월달 들어서 이제 5월 13일에 3000명, 19일에 9000명을 넘어섰는데요. 아무래도 이 데이터를 보면 고질적으로 열악한 교도소를 비롯한 공공시설 그리고 전체적으로 방역에 대한 방심 우리는 괜찮다 지금까지 아무 일이 없었다, 데이터가 좋았다 이런 걸 보고 당국과 국민이 방심했기 때문에 나타난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이런 방심은 안 된다. 이런 걸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태국 교도소 수감자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다"며 "당국은 다른 사람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지 않는 수감자들을 석방해 과밀 상황을 신속하게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무엇보다 수감자들의 생명과 인권이 달린 문제인 만큼 태국 정부의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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