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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 재고 장갑 끼고 차분히 줄…코로나 뚫은 투표 열기

입력 2021-04-02 15:31

장애인 감안해 부암동 '주유소 카페'에도 투표소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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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감안해 부암동 '주유소 카페'에도 투표소 마련

체온 재고 장갑 끼고 차분히 줄…코로나 뚫은 투표 열기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오후 서울 지역 투표소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평일 점심시간을 활용해 투표소를 찾은 직장인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서울 강동구 성내1동 주민센터에서는 이날 오후 1시께 1층 현관부터 3층 투표소까지 30여명이 약 1m 씩 간격을 두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투표소 인근의 강동구청과 강동경찰서·소방서 등 여러 공공기관 직원들도 삼삼오오 투표소를 찾았다.

구청 공무원 A(37)씨는 "선거 당일은 다른 업무가 많아 바쁠 것 같아서 동료들과 얼른 점심을 먹고 투표를 하러 왔다"고 말했다.

강동구 주민 조모(78)씨는 "집에서 투표소까지 거리가 있어 오늘 구청 쪽에 나온 김에 사전투표를 했다"며 "작년 총선 때도 거리 두고 마스크 잘 꼈더니 방역 문제가 없어서 걱정은 안 된다"고 했다.

오후 2시께 서울 마포구 합정동 주민센터 투표소에는 근무시간 사이 틈을 내 투표를 하러 온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입구부터 체온을 재고 일회용 위생장갑을 나눠받느라 줄을 서야 했으나, 크게 불편해하는 시민은 눈에 띄지 않았다.

회사 동료들과 투표를 하러 온 직장인 김모(30)씨는 "근무시간이지만 회사 동료들과 다같이 짬을 내서 투표를 하러 왔다"며 "장갑을 끼고 체온을 재는 일도 지난 총선때 한번 해봤던 터라 익숙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는 색다른 장소에 사전투표소가 마련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오후 1시께 부암동의 한 셀프 주유소 1층 카페에는 차에 기름을 넣는 손님 대신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러 줄을 섰다.

종로구청은 당초 부암동 주민센터에 투표소를 두려고 했으나 승강기가 없어 장애인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카페를 섭외해 투표소를 설치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장 동료 3명과 이곳에 온 조성현(40)씨는 "선거 당일이 쉬는 날이 아닌데다가 사람이 몰릴 것 같아 오늘 왔다"며 "마침 직장이 근처라 도보로 걸어서 편하게 들렀다"고 말했다.

주유소 관계자는 "투표소를 운영한다고 해서 주유소 영업에 지장이 있진 않다. 투표는 투표대로, 영업은 영업대로 잘 되고있어 보기 좋다"며 웃었다.

위생장갑 사용이 감염 걱정을 덜어준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일부는 자원 낭비와 쓰레기 발생을 우려하기도 했다.

합정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한 신모(64)씨는 "이렇게 장갑을 낭비할 바엔 인터넷으로 투표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본인인증을 충분히 하면 되지 않겠나"며 혀를 차기도 했다.

유권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투표로 시민의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팡이를 짚고 성내1동 주민센터 투표소를 찾은 정모(81)씨는 "우리가 권리를 열심히 행사해야 좋은 사람이 시장이 될 수 있다"며 "가장 잘 할 것 같은 사람에게 투표했다"고 했다.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투표소를 찾은 서모(52)씨는 "서울시장을 내 손으로 뽑아 후련하다"며 "내가 다리가 좀 불편하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더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최봉균(47)씨도 "원래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번엔 꼭 시민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투표하러 왔다"며 웃었다.

서울시에서는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가 이날부터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내 사전투표소 424곳에서 진행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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