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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끝난 67년 '해로'…아내 보내고 15분 뒤 따라간 남편

입력 2021-03-22 16:08 수정 2021-03-2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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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통신〉〈사진=AP통신〉
결혼 67주년을 앞둔 노부부가 한날한시 눈을 감았습니다.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고 15분 뒤 남편이 뒤를 따랐습니다.

현지 시간 21일 AP 통신에 따르면 빌(88)과 에스더(92) 일니스키 부부가 지난 1일 오전 10시쯤 미국 플로리다 팜피치 카운티 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숨졌습니다. 부부는 1955년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첫 만남은 1950년대로 거슬러 갑니다. 당시 목회자였던 빌은 교회 피아노 반주자를 찾다가 에스더를 만나게 됐습니다. 얼마 뒤 두 남녀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빌은 에스더에게 프러포즈를 했습니다. "에스더, 당신에게 부를 약속할 수는 없지만 많은 모험을 약속할 수는 있습니다". 빌의 말대로 에스더는 많은 모험을 하게 됐습니다.

1955년 결혼한 부부는 선교 활동을 위해 자메이카로 떠났습니다. 이 시기에 당시 2살이었던 사라를 입양했습니다. 이후 1969년 레바논으로 이주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했습니다.

6년 뒤인 1975년에는 레바논 전쟁이 일어나면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렸습니다. 아파트 근처에서 폭탄이 터지는가 하면 벽을 뚫고 총알이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생활이 계속됐습니다. 결국 부부는 1976년 미 해병대의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사진=AP통신〉〈사진=AP통신〉
미국에 돌아온 빌은 최근 3년 전까지 종교 단체를 이끌었습니다. 에스더 역시 종교 단체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상은 코로나19로 인해 멈추게 됐습니다. 딸이 방문하고 며칠 뒤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겁니다. 부부는 확진 판정을 받고 지난달 27일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했습니다.

부부는 같은 병실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는 점점 악화했고 작별의 시간은 점점 다가왔습니다.

딸 사라는 창문 너머로 격리된 부모님을 향해 작별인사를 건넸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에 빌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에스더는 말을 하려 했지만 끝내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2021년 3월 1일 오전 10시 15분, 에스더의 숨이 멈췄습니다. 그리고 15분 뒤 빌도 숨을 거뒀습니다. 에스더 오른편에는 빌이 누웠고, 에스더는 빌을 마주했습니다. 사라는 "그들은 항상, 항상 함께했다"며 "정말 잘 맞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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