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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연장에 수도권 사장님 울상…비수도권 '그나마 다행'

입력 2021-03-12 15:30

수도권 밤 10시 영업제한 유지…비수도권은 유흥시설도 시간제한 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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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밤 10시 영업제한 유지…비수도권은 유흥시설도 시간제한 풀려

거리두기 연장에 수도권 사장님 울상…비수도권 '그나마 다행'

"밥장사만 41년째 하고 있는데 이렇게 힘든 건 정말 처음이네요."

인천 연수구에서 오리고기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68)씨는 12일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주 연장한다는 정부 발표를 접하고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작년 12월 23일 시작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이번에는 풀릴까 학수고대했지만 결국 재연장으로 가닥이 잡히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와 함께 수도권에서는 카페, 식당,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밤 10시 이후 영업시간 제한이 오는 28일까지 연장됐다.

박씨는 "우리 식당은 단체 손님이 많은데 벌써 석 달 가까이 5명 이상 단체 손님을 못 받는 바람에 매출이 종전보다 70%는 줄었다"며 "식당 직원들도 절반 이상이 일이 없어 못 나오고 지금은 4명만 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10년 전인가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때문에 오리고기를 찾는 사람들이 없어 제일 힘들었는데, 지금이랑 비교하면 그건 힘든 것도 아니었다"며 "언제쯤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을지 걱정뿐"이라고 말했다.

획일적인 '5인 이상 금지'보다는 업소 사정을 고려한 면적당 인원 제한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인천의 한 카페 업주 최모(47)씨는 "5인 이상을 무조건 막기보다는 몇㎡당 1명으로 제한 규정에 변화만 줘도 단체 손님을 받기 수월할 텐데 몇 달째 똑같은 인원 제한 조치가 계속 연장되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밤늦게 손님이 많은 노래방도 오후 10시 영업 제한 조치가 재연장되자 실망감을 드러냈다.

경기 오산시의 노래방 업주(61)는 "자정까지만이라도 영업하게 해줘도 숨통이 조금 트일 것 같은데 이번 조치가 무척 아쉽다"며 "200만원에 달하는 월세와 관리비는 그대로 부담해야 하는데 매출은 오르지 않아 아르바이트생도 모두 해고하고 아내와 단둘이 근무하고 있다"며 한숨 쉬었다.

경기 광명시 노래방 업주는 "음식점과 노래방이 똑같이 오후 10시면 문을 닫아야 하다 보니 저녁 식사를 마친 손님들의 발길이 노래방까지 이어지기 어렵다"며 "업소 특성에 맞게 영업시간 제한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수도권 지역의 자영업자들은 지난달 식당·카페 등에 이어 이번에 추가로 유흥시설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자 그나마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서울·인천·경기를 제외하고 비수도권 지역은 지난달 15일 식당·카페·노래방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고, 이날 조치에 따라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콜라텍·헌팅포차·홀덤펍 등 유흥시설도 오는 15일부터는 시간제한 없이 영업할 수 있게 됐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가 유지돼 당장 손님이 많이 늘어나지는 않더라도 그동안 사실상 하루 한두 시간밖에 영업을 못 했던 것을 생각하면 수개월 만에 제대로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다.

다만 당분간 예전처럼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12시간가량 영업을 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상인들도 많았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낮출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기권 광주 상무지구상인회 총무는 "그나마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저녁에만 영업하는 룸소주방, 유흥주점 등은 손실이 컸다. 식사 후 오후 10시부터 손님이 오기 때문에 오후 6시에 문을 열어도 하루 한 두 팀만 받는 경우가 태반이었다"고 전했다.

이 총무는 "집합금지 기간에는 수백만원의 월세와 전기요금 등이 적자로 쌓였고 제한적 영업을 시작한 뒤로는 최소한 웨이터와 주방 인력을 둬야 하니 인건비가 더해졌다"며 "대출을 받아 가게를 유지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 월세라도 메꿀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정부가 6세 미만 영유아를 동반한 직계가족 모임, 상견례 등에서는 8명까지 모일 수 있도록 한 것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쌍둥이 자녀를 둔 안모(33)씨는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해, 아쉽지만 돌잔치를 하지 않고 넘어갈까 생각했는데 가족·친지 중심으로 돌잔치를 할 생각"이라며 "아이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고 축하도 받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안도했다.

정부는 14일로 종료되는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주 더 연장한다고 12일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확진자 숫자가 8주 연속 300∼400명대로, 답답하게 정체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물러선다면 어렵게 쌓아 온 방역 댐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며 거리두기 재연장 방침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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