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사적모임 금지' 두고 고민 빠진 정부…'소셜 버블'도 등장?

입력 2021-02-19 15:20 수정 2021-02-19 17:27

거리두기 개편에 '5인 모임 금지' 운영안 고민
'소셜 버블', 매일 얼굴 보는 사람만 만남 허용
뉴질랜드 등 도입했지만 우리 현실 맞을까
모임 '특성', '관계' 기준도 검토…다음 주 초안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거리두기 개편에 '5인 모임 금지' 운영안 고민
'소셜 버블', 매일 얼굴 보는 사람만 만남 허용
뉴질랜드 등 도입했지만 우리 현실 맞을까
모임 '특성', '관계' 기준도 검토…다음 주 초안

'소셜 버블(Social Bubble)'.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개념을 정부가 검토하고 있습니다. 어제(18일)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에 관한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사적모임 금지'를 설명하다가 나온 용어입니다.

현행 5단계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앞두고 정부의 고민 중 하나는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어떻게 운영할까'입니다. 알다시피 지금 방식은 다섯 명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겁니다. 정부는 지난 3차 유행을 잠재우는데 이 조치의 역할이 컸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사적모임 금지 조치도 체계적으로 마련해 개편안에 넣을 생각입니다.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효과는 컸지만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았습니다. '5명을 기준으로 한 근거가 뭐냐'는 게 대표적이었죠. "바이러스가 네 명 모임은 피해가고 다섯 명 모임 때부터 위험해지냐"는 비꼼도 많았습니다. 네 명씩 사람을 바꿔가면서 만나면 방역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있었고요.

정부도 근거를 답할 때마다 난감해 했습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홍보관리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하기 미묘한 문제"라면서 "(4인용) 음식점 테이블의 한계 등을 생각했을 때 네 명 묶으면 밀집도가 줄고 오래 걸리는 모임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구체적인 데이터를 뽑긴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소셜 버블'은 이런 고민 속에서 정부가 새로 검토하는 개념입니다.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밀접접촉을 하는 사람을 열 명 정도만 묶어 '버블(비누방울)'을 만드는 겁니다. 동거 가족이나 같은 사무실 동료 등이 들어갈 수 있겠죠. 비눗방울 안의 사람들은 자유롭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밖의 사람을 만나는 것은 최대한 피하거나, 만나더라도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소셜 버블은 뉴질랜드나 캐나다, 또 많은 유럽 국가들이 이미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광범위한 봉쇄 조치 속에서 사람들의 고립감을 줄이기 위한 그나마 안전한 방법을 찾은 것이죠. 새로운 사람을 오랜만에 만나는 것은 위험해도, 특정 집단을 매일 만나는 건 괜찮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만약 비눗방울 안의 누군가가 확진되더라도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되는 걸 막는 효과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현실에 잘 맞을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전면적인 봉쇄 속에 버블에겐 자유로운 만남을 허용했던 외국과는 또 상황이 다릅니다. 개개인의 버블이 모두 다른데 실질적으로 단속을 할 수 있느냐도 문제입니다. 손 반장은 "사전에 버블 인원을 정해서 신고해야 하는 등 강제성을 부여하기가 어려워 자료를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이 밖에도 여러 안이 검토됩니다. 기본적으로는 지금처럼 사람 수를 기준으로 하되 단계에 따라 인원을 달리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1단계에선 10인 이상 금지, 2단계에선 5인, 3단계에선 3인도 금지하는 식이죠. 모임의 '특성'을 기준으로 하는 것도 검토됩니다. '먹는 모임', '운동 모임'은 안 된다는 식입니다. '직계가족' 같은 사람 간 '관계'를 기준으로 제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현재 정부가 하는 것처럼 직계가족은 다섯 명 이상 모여도 허용하는 방식 등입니다.

정부가 고민하고 검토한 결과는 다음 주 중 초안이 나옵니다. 하지만 어떤 효과적인 안이라도 개개인의 자발적인 실천이 없으면 효과가 없을 겁니다. 설 연휴 동안 방역수칙을 어기고 5인 이상 가족모임을 한 뒤 바이러스가 퍼지는 상황을 이미 목격하고 있습니다. 어떤 안이 나오더라도 마스크, 거리두기 등 기본 수칙이 가장 유효하다는 건 변치 않는 사실입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