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단독]휴일에 확진자 적게 나올까?..."양성률은 오히려 높아"

입력 2021-02-15 16:28 수정 2021-02-15 18:29

무증상ㆍ경증 환자, 휴일에 검사 미룰 가능성..."바이러스는 휴일을 가리지 않는다"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무증상ㆍ경증 환자, 휴일에 검사 미룰 가능성..."바이러스는 휴일을 가리지 않는다"

◇ 최승훈의 넘버최크
JTBC 최승훈 기자가 코로나19와 관련된 중요한 숫자(Number)의 의미를 확인(Check)해본다는 의미입니다.

코로나 '주말효과'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주말에는 검사자 수가 적어서 확진자 수도 줄어든다는 얘기입니다. 방역당국도 확산세를 제대로 짚어보려면 휴일이 아닌 평일을 살펴봐야 한다곤 했습니다. 그런데 JTBC가 직접 숫자를 분석해보니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먼저 분석에 앞서 시민들에게 평일과 휴일 중 양성률(검사자 수 ÷ 확진자 수)이 더 높은 날이 언제일지 물었습니다. 양성률은 지역사회에 바이러스가 얼마나 퍼졌는지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이 숫자로 코로나19의 위험도를 판단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시민들의 의견은 분분했습니다.

"평일은 사무실 등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평일이 더 높을 것 같다" - 주성준 (서울 창천동)
"휴일은 필요에 의한 사람들만 검사 받을 것 같기 때문에 좀 더 양성률이 높지 않을까?" -박주영 (경기 수원시 원천동)
"솔직히 휴일이나 평일이나 똑같을 것 같다" -김하나 (서울 대흥동)

 
최근 3개월 평균 양성률. 평일 0.94%, 휴일 1.46%로 휴일이 약 56% 더 높다.최근 3개월 평균 양성률. 평일 0.94%, 휴일 1.46%로 휴일이 약 56% 더 높다.
JTBC는 3차 유행이 일어난 최근 3개월간(2020.11.09~2021.02.07) 양성률을 직접 분석했습니다. 평일보다 휴일에 무려 56%나 더 높게 나왔습니다. 평일은 1%가 채 안 되는데, 휴일은 약 1.5%까지 치솟습니다. 휴일에 검사자 수가 많이 줄어들지만 확진자 수는 거의 줄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 3개월 하루 평균 검사자 수와 확진자 수. 검사자 수는 평일보다 휴일에 약 2만명 적다. 하지만 확진자 수는 거의 같다.최근 3개월 하루 평균 검사자 수와 확진자 수. 검사자 수는 평일보다 휴일에 약 2만명 적다. 하지만 확진자 수는 거의 같다.
하루 평균 검사자 수는 평일에 59925.7명, 휴일 38526.6명으로 차이가 큽니다. 반면,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평일에 561.0명, 휴일에 560.8명으로 거의 똑같습니다. '주말이 평일보다 확진자가 적다'라는 '주말효과'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휴일이 평일보다 양성률이 높다'라는 현상이 진짜 '주말효과'입니다. 즉, 휴일에 확진자가 잘 발견된다는 겁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평일과 휴일을 구분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요? 이유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가장 유력한 가설은 '사람들이 요일을 가려서 검사받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질병관리청은 "휴일에는 증상이 있거나 접촉자로 분류되는 등 감염 가능성이 더 높은 사람들이 주로 받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지난 12일 오전 서울역에 설치된 중구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지난 12일 오전 서울역에 설치된 중구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반대로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사람들이 휴일에 검사를 받지 않고 미룰 가능성입니다. 검사를 받으려면 선별진료소까지 찾아가는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증상이 가벼울수록 이 시간과 비용을 쓰지 않으려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휴일엔 선별진료소 운영시간이 약 30% 줄어듭니다. 일부는 아예 문을 열지 않습니다. 그만큼 선별진료소까지 찾아가고 검사를 받는 데에 드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검사를 미룰수록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퍼질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코로나19와의 전쟁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원재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이원재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고려해 휴일에도 검사를 좀 더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원재 교수(KAIST 문화기술대학원)는 "방역이 좀 더 철저히 이루어지려면 주말에도 증상이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게 해줄 수 있는 제도적인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민 여러분도 좀 더 경각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오늘 중대본 회의에서 "지금까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참여방역'으로 방역에 앞장서주신 국민 여러분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나흘간의 달콤한 설 연휴가 끝났습니다. 혹시 지난 연휴에 조금이라도 몸이 안 좋았다면 지금이라도 꼭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휴일에 쉬고 나면 괜찮아지겠지'라는 방심이 자칫 큰 확산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