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족 중 한 명이라도 요양시설에 있는 분들은 올 연말을 걱정과 불안 속에서 지냈죠. 지난해 코로나19로 숨진 사람 중 약 35%가 요양시설에서 나왔습니다. 코로나가 처음 퍼졌을 때부터 요양병원이 가장 위험하다고 했지만, 제대로 된 대책 없이, 최근까지도 '버려진 섬'처럼 남아 있었습니다. 뉴스룸은 요양병원에 대한 방역당국 대처의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먼저 격리입니다.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통째로 격리해 사회와 차단시켰는데 정작 그 안에서는 감염된 사람, 감염되지 않은 사람 구분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감염됐고, 갇혀 있던 한 사람은 저희 취재진에 "지옥을 오갔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먼저 유요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망자가 46명 나온 부천의 효플러스 요양병원.
지난달 11일 동일집단 격리가 됐지만, 내부에서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구분한 것은 그 3일 뒤입니다.
[A씨/효플러스요양병원 간호사 : 분리가 전혀 안 되고 (통째 격리) 3일 만에 분리를 한 거예요. 이미 확진자가 62명인가 나와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니까 그때부터 병실을 나누기 시작한 건데…]
의료진이 없다보니 사태도 더 나빠졌습니다.
[A씨/효플러스요양병원 간호사 : 간호사, 조무사, 간병인들이 확진자, 비확진자 방을 왔다 갔다 하면서 봐야 하는 상황이 오는 거죠. 원장님 두 분도 확진받았고…]
서울 구로의 미소들 요양병원도 마찬가지.
병동에 갇힌 사람들은 누가 확진자인지도 몰랐습니다.
[이성희/미소들요양병원 환자 가족 : 서로 추측만 하니까 모여서 웅성웅성거리고 어수선했어요. 완전 전쟁터라고 생각했어요.]
8명이 한 방을 쓰고 정수기도 화장실도 함께 사용했습니다.
결국 비확진자도 나중에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성희/미소들요양병원 환자 가족 : (같은 병실을 사용한) 8명 중에 1명 빼고 나머지 다 확진이 나올 정도였고요.]
그사이 확진자는 200명으로 늘었습니다.
요양병원내에 있던 한 보호자는 지옥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성희/미소들요양병원 환자 가족 : 불안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지옥을 오갔다라고...진짜 누구도 믿을 수 없고, 탈출하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고…]
동일집단 격리가, 외부로의 전파는 막겠지만 내부에서는 오히려 전파를 키웠습니다.
[천은미/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요양병원에는 격리실이 따로 없어요. 격리실에서 환자를 치료할 수가 없기 때문에 무조건 (외부로) 빼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