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던 지난 4월, 일본 아베 총리는 집에서 한가롭게 개와 휴식하는 모습을 공개했다가 여론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그로부터 8개월 뒤 아베 정권을 계승한 스가 총리 역시 닮은꼴 행보로 어려움에 빠진 모습입니다.
윤설영 특파원입니다.
[기자]
3000명 가까운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지난 11일.
스가 총리가 한 인터넷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의 별명으로 인사를 합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총리 (지난 11일) : 안녕하십니까. 가-스-입니다.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예상치 못한 답변에 진행자들도 웃음으로 넘깁니다.
같은 시각 정부 코로나 대책 자문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가 심각하다며 여행 지원책인 '고 투 트래블' 캠페인의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가-스-'는 인기 개그프로그램의 캐릭터 이름으로 관방장관 시절 스가 총리의 별명이었습니다.
평소라면 웃고 넘어갔겠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전혀 분위기 파악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도쿄도 의사회 회장은 "의료진, 환자 모두 고생하고 있는데, 일국의 총리가 웃으며 농담을 하다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 인식은 곧바로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대책이 잘못됐다는 답변이 60%를 넘어섰고 내각 지지율은 40%대로 곤두박질친 겁니다.
결국 스가 총리는 뒤늦게 '고 투 트래블' 전국 일시 중단 카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자민당 일각에선 '고 투 트래블' 중단에 "쓸데없는 짓"이란 불만의 목소리도 여전히 나오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 니코니코 동화)
(영상디자인 : 조영익 / 영상그래픽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