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일 연속 200명대로 집계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새로 발견되고 있다.
의료기관, 음식점 등에서 확인된 집단발병 외에도 체육시설, 사우나, 산악회 모임 등에서 감염자가 속출하는 양상이다.
◇ 수도권서 체육시설·사우나·산악회·가족 및 지인 관련 감염사례 속출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서울 성동구의 한 체육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견돼 현재까지 총 18명이 확진됐다.
지난 12일 첫 확진자(지표환자)가 나온 뒤 접촉자를 조사하던 중 17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체육시설 이용자 2명, 종사자 7명, 이들의 가족과 지인 8명, 체육시설 방문자 1명 등이다.
방대본은 지표환자로부터 가족·지인이 감염됐고 이후 이 체육시설의 다른 이용자와 종사자, 방문자 등으로 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사우나에서도 새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지난 10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접촉자 조사에서 13명이 더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14명이다. 지표환자를 비롯한 이용자가 10명이고 이들의 가족이 4명이다.
수도권 가을산악회 사례에서도 지난 12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접촉자 조사에서 13명의 감염자가 나와 총 14명이 확진됐다.
지표환자와 이 사람의 가족이 7명, 산악회 회원이 7명이다.
방대본은 산악회 활동 때 식사 등 모임을 가지면서 감염증이 확산했다고 보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제조업 공장과 관련해서도 지난 1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총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표환자와 그의 가족이 7명, 동료가 4명, 지인 및 지인의 가족이 2명이다. 이 사례는 지표환자로부터 가족이 감염됐고 이후 동료·지인·지인 가족으로 추가 전파가 이뤄졌다고 방대본은 추정했다.
인천 남동구의 가족·지인과 관련해서도 지난 14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총 12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서울 용산구 국군복지단과 관련해선 7명이 더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26명으로 늘었고, 경기 수원대 미술대학원 및 동아리 관련해선 감염자가 5명 더 늘어 누적 확진자가 19명이 됐다.
◇ 강원·광주 등 비수도권에서도 감염자 잇따라…"어디서든 전파 가능"
수도권 외에 강원, 광주, 전남 등에서도 감염자가 잇따라 나왔다.
강원 철원군의 한 장애인 요양원 감염 사례에서는 6명이 더 늘어 누적 확진자가 17명이 됐다. 광주 전남대병원 사례에서는 접촉자 조사 중 17명이 더 확진돼 총 2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북 청송군에서는 가족 모임과 관련해 4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2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전남 순천시의 한 음식점 사례에서는 접촉자 조사 중 7명이 추가로 확진돼 총 1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은 13%대로 떨어졌다.
이달 4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2천191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303명으로, 13.8%를 차지했다. 전날(14.0%)과 비교하면 소폭 하락한 것이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런 상황을 설명하면서 "현재 코로나19는 다시 위기상황을 맞아 전국 유행의 기로에 서 있다"며 "감염상황이 일상을 파고들어 특별히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조용한 전파가 지속되고 있고 수도권,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전파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겨울은 코로나19 백신 없이 넘겨야 할 마지막 겨울"이라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도 유일한 코로나19 유행 억제 방법이자 인명과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최근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임상 결과가 속속 발표되는 것과 관련해선 "백신과 치료제는 생활 방역을 보완하는 것이지 지금 당장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코로나19 대응의 하산길에 방심해 부상하지 않도록 끝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히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금년만은 연말연시 대면모임이나 행사계획을 잡지 말고, 비대면 송년회 등 새로운 방식으로 대체하면 어떨지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는 전날 오후 4시 기준으로 69개 병원에서 확진자 801명에게 공급됐다.
8개 의료기관에서 채혈한 회복기 환자의 혈장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총 51명에게 수혈됐다.
아울러 국내 혈장치료제 임상 2상 시험은 12개 의료기관에서 진행 중인데 전날 기준 환자 13명이 등록돼 있다. 특히 전날 대구에서 단체 혈장 공여가 시작돼 3주간 진행됨에 따라 관련 연구에 쓸 혈장을 더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항체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3상 시험은 17개 의료기관에서 300명의 환자를 모집해야 하는데 현재 131명이 등록돼 있다.
(연합뉴스)